FLIGHT

없던 비행공포증도 생긴다는 난기류! 그 오해와 진실 그리고 극복 팁

by 에디터 아이콘 BEIGE 2019/06/04 3,320 views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하늘 위에서 열심히 취재를 하고 있던 때였다. 기내식을 먹는 순간 갑자기 기체가 엄청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흔히 말하는 터뷸런스(Turbulence). 난기류를 만난 것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잠깐만 이러고 말겠지 싶었겠지만, 그날은 거의 10분 내리 흔~들! 흔~들!


(에티하드항공 B787-10 비즈니스석 취재 당시)


‘만약에 비행기 추락하면 어떡하지?’

‘지금 밤인데… 밑에 망망대해일텐데… 나 수영도 못 하는데!?’

‘바다에 상어, 고래… 내 발밑에 대체 뭐가 지나다닐까(소름)’

‘누군가 날 구해줄까? 사고 나면 누구에게 먼저 연락 가려나?’


실제로 그 순간 들었던 생각들이다. 의식의 흐름 따윈 사라진지 오래였다. 최근 비행기 사고 기사를 많이 본 탓인지 순간 엄청난 공포감에 휩싸였다. 이게 바로 터뷸런스의 위력이구나. 없던 비행공포증도 만들어내는… 그래서 이번 콘텐츠는 #난기류의이유 #오해와진실 #극복팁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란 이런 것

난기류는 왜 생기는 것일까?



간단히 말하면, 난기류(터뷸런스)는 공기가 불안정하게 움직이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유체역학에서 정의된 용어로, 발생 원인을 자세히 파고들면 그 종류는 크게 5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평소 우리가 비행 중 접할 수 있는 난기류는 아래 3가지가 대표적이다.


✔자연적인 기압의 불안정(ex. 특정 구름, 번개의 발생 등)으로 생기는 일반적인 난기류

✔항공기가 지나가면서 항공기 뒤에 발생하는 인위적인 항적 난기류(Wake Tubulence)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에 발생하는 청천 난기류(Clear air turbulence)

 

(출처: Unsplash)


일반적인 난기류의 경우, 특정 모양의 구름이나 뇌우가 발생하는 곳에 생기기 때문에 미리 예측하고 대처하는 게 용이한 편이다. 그러나 항적 난기류와 청천 난기류의 경우 이착륙과 비행 중 깊은 주의가 필요하다. 



항적 난기류(Wake Turbulence)


(출처: 에어버스 공식 홈페이지)


비행 중 항공기의 날개가 양력을 생성하면서 날개 끝에 소용돌이 같은 공기의 흐름이 만들어지며 생긴다. 그 너비는 기체 날개 너비의 약 2배이며 1분에 약 150m를 하강, 기체로부터 약 300m 아래까지 내려가서 잔존하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야 소멸한다. 심지어 육안으론 확인이 어려워 그저 사전에 조심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특히 이 현상은 기체가 크고 무게가 무겁고 외장이 깨끗한 비행기, 즉 대형 항공기에서 더 크게 발생하게 되는데 만약 지나가던 소형항공기가 대형 항공기의 항적 난기류에 들어간다면? 흔들~ 흔들~ 기체가 이리저리 흔들리게 되시겠다…. 


항적 난기류가 유난히 항공기 덩치 차이에 예민한지라, 통상 이착륙 시에 큰 항공기가 움직이면 5분 이내엔 작은 항공기를 이륙시키지 않거나 기체 간 일정 고도 및 거리를 조율하는 방법 등을 통해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천 난기류(Clear Air Turbulence)


(출처: Unsplash)


하지만 가장 위험한 난기류는 단연 ‘청천 난기류(Clear Air Turbulence)’라 할 수 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도 불리는데,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서 예고 없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현상이 생기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인데 1)산맥을 지날 때 강한 기류가 그 아래쪽에 강한 소용돌이 바람을 일으키기 때문이거나 2)(산맥이 아니더라도) 권계면을 지날 때 그 주변에서 불던 강한 제트기류가 주변 공기를 교란시키기 때문이다. 

*권계면: 대류권과 성층권의 경계면으로 대류권의 윗면을 말함.


특히 보통 난기류의 경우엔 육안으로 파악되거나(자연발생적인 경우), 인위적인 조정을 통해 피할 수 있지만(항적 난기류의 경우) 청천 난기류는 육안으로도 안 보이고 기상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기 때문에 그 위험도가 상당하다. 미리 대처할 겨를도 없이 만나게 되니 조종사들에게 맑은 하늘은 마냥 좋지만은 않은 날씨다.



‘나… 이대로 죽는 거 아니야…?’

난기류에 대한 오해와 진실



앞서 말했듯, 난기류에 순간 공포를 느끼면 별별 생각이 다 쏟아져 나온다. 처음엔 추락하는 극단적인 상상을 하다가 참 재미있게도 나중엔 디테일한 부분이 상상이 된다. 


(출처: Unsplash)


‘난 지금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가, 누워야 하는가 앉아야 하는가’

‘수면 상태에서 상해를 입으면 좀 덜 다친다는데 수면제를 먹는 게 나을지도 몰라…’

‘딱 하나 잡을 수 있다면 몸통, 날개, 꼬리 중에 뭘 선택하지?’


뭐 이런 것들…? 하지만 난기류는 생각보다 쉽게 우리를 해치진 못한다. 당신의 공포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난기류와 관련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난기류, 제대로 만나면 뼈도 못 추린대


(출처: Unsplash)


평소 “이 정도 난기류쯤이야”라며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도 진짜 난기류를 만나면 뼈도 못 추릴 거란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영화 속에서 보던, 비행기가 360도 공중제비하고 사람들은 여기저기 나뒹굴다 마지막은 콰광! 하지만 영화는 영화로만 남겨두자. 


비행기는 설계 시부터 엄청난 충격에도 잘 견뎌낼 수 있게 만들어졌다. 비행기의 날개는 90도 수준까지도 휘어지기에 웬만큼 강력한 돌풍에도 견뎌낼 수 있으며, 최악의 난기류를 만난다 하더라도 최대 30m까지만 추락할 뿐 그 이상은 하강하지 않는다고 한다. (뼈는 추릴 수 있다는 말...)



◆ 그럼 난기류는 언제 올지 아무도 모르는 거야?


(출처: Unsplash)


NO, NO 그럴 리가. 요즘 기술이 얼마나 좋아졌는데! 파일럿은 비행 전 기상 상황 리포트나 기내 레이더 장비, 앞서간 항공기로부터 다양한 기상정보를 전달받아 어느 정도 난기류를 예측할 수 있다. 이 덕분에 난기류를 겪기 전 미리 벨트 사인을 켜고, 난기류를 대비할 시간을 벌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앞서 말한 ‘청천 난기류’의 경우엔 아직까진 대비가 어려운 게 사실. 하지만 계속해서 쌓인 데이터 덕분에 ‘아 이 정도 위치에서 발생했다고 했지’, ‘이 지형에선 좀 조심해야겠는데’라고 미리 예측할 수는 있다고 한다. 


기쁜 소식은 현재 ‘청천 난기류’에 맞서고자 자외선 레이저를 공기 중에 쏘아 항공기가 이를 피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 테스트 중이라고 한다. 이 기술이 성공적으로 도입되면 앞으로 난기류의 위험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 안전벨트 맨다고 뭐 크게 달라지나?

 

(출처: Unsplash)


“승객님, 벨트를 매주시기 바랍니다. 

… 승객님, 아직 벨트를 안 매셨다면 매주세요.”


비행기를 타면 한 번씩 꼭 보는 상황이다. 승무원은 이착륙시 또는 난기류를 만났을 때 좌석 전체를 돌며 이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한다. 그만큼 벨트를 한 번에 안 매는 승객들이 많다는 뜻이다. 그들은 속으로 생각할지 모른다. ‘아니 이 정도 흔들림에 무슨 벨트야~’, ‘아 귀찮게~’


하지만 난기류에서 가장 간편하고 확실하게 안전해질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안전 벨트를 매는 것’이다. 사실 통계적으로 봤을 때 난기류로 부상을 입는 사람은 매우 적다. 


하지만 이건 승무원이 열심히 매라고 지시한 결과라고 생각하고… 아래 발표를 보면 난기류에 안전 벨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연간 3-40명 정도가 난기류로 인해 부상을 입는데 놀랍게도 그중 2/3이 승무원이었으며, 대부분이 승무원 자리에서 벨트를 매지 않았거나 서비스 중인 상태였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도전해보자

“OOO으로 글쓰기”



대부분의 사람들이 난기류에게 대해 언급할 때, 흔들림이 적은 또는 안전한 좌석이 따로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콘텐츠 몇 번 읽어보면 금방 혼란에 빠지게 된다. 


“앞자리가 덜 흔들려요”

차도 그렇고… 보통 후방부가 더 흔들리더라고요.

-

“과학적으로 가운데 좌석이 제일입니다.”

보통 무게중심이 있는 곳이 덜 흔들리는데 중대형 비행기의 무게중심은 대부분 가운데이기 때문이죠.

-

“뒷자리가 더 좋을걸요?”

최근 발표된 비행 사고 분석 자료에 따르면, 비행 사고 시 살아남을 확률이 제일 높은 게 뒷좌석이래요.


그리고 생각한다.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가… 비행 사고를 대비해서 앉아야 하는가… 대체 난기류의 공포는 어떻게 없앨 수 있는 거야.’ 자 그래서 들고 왔다. 어처구니없어 보여도 한 번쯤 도전해볼 수 있는 그런 방법!


(출처: Unsplash)


바로 글쓰기이다. 최근 미국 NBC 뉴스는 ‘난기류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펜과 종이를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비행 중 불안감이나 공포감이 들기 시작하면 종이 위에 자신의 이름을 반복해서 써 내려가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반대 손’을 사용해 글을 쓰라는 것. ‘이게 뭐야?’ 싶겠지만, NBC 뉴스 측은 이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직접 실험까지 진행했다. 그 결과, 평소 글씨를 쓰지 않던 손으로 이름을 써 내려간 참가자들이 상대적으로 보다 차분하게 난기류를 극복했다고 한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평소 사용하지 않는 손으로 글씨를 써야 한다는 사실이 집중력과 몰입도를 높여주어 외부 환경에서 어느정도 벗어날 수 있게 해줬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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