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프로젝트?! 비공식 세계 최장거리에 도전하는 항공사들

by 에디터 아이콘 BEIGE 2020/04/02 3,359 views

지난번 <한 번에 20시간…? 세계 장거리 직항 노선 TOP10>에 랭크된 항공사들을 소개했었다. 델타, 유나이티드, 콴타스, 카타르항공 그리고 영광의 1위를 차지한 싱가포르항공. 하나같이 네임 밸류(name value) 최정상급 항공사들로, 빠르면 6개월 길게는 1년마다 무서운 속도로 서로의 최장거리 기록을 깨고 있었다.


(출처: simpleflying.com)


언제나 계속될 것 같았던 이들의 질주도 멈출 때가 있었으니,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가 유럽·미주권을 강타하면서 많은 항공사가 비행을 중단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세계 최장거리 노선을 비롯해 대부분의 장거리 직항 노선 운항이 중단됐으며 2022년 상용화를 예고했던 콴타스항공의 ‘프로젝트 선라이즈(Project Sunrise)’도 기약 없는 기다림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런 암담한 상황 속에서 깜짝 놀랄 만한 비행을 선보인 항공사들이 있었으니, 오늘 소개할 에어타히티누이/ 스위스항공/ 오스트리안항공이다. 그동안 대형 항공사들의 전유물인 줄만 알았던 세계 최장거리 기록 경신부터 항공사 역사상 최장거리 비행 경신까지! “우리가 지금까지 안 한 거지, 못 한 게 아니다.”라고 말하듯, 코로나 덕에(?) 자신들의 한계를 뚫은 이들을 만나보자. 



에어 타히티 누이(Air Tahiti Nui)

 

(출처: edition.cnn.com / 이미지 출처: Eric Piermont)


지난 3월 18일, 전 세계 외신에 “코로나가 만든 세계 최장거리 비행(Virus creates world's longest passenger flight)”이라는 타이틀이 도배됐다. 에어 타히티 누이가 세계 최장거리 1위였던 싱가포르항공의 싱가포르~뉴욕 뉴어크 노선을 누르고 더 긴 거리의 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에어 타히티 누이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항공사로,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유럽권 사람들은 휴양지로 가기 위해 종종 이용하는 곳이다. 보유 항공기는 A340-200 1대/ A340-300 5대 그리고 가장 최근에 도입한 OOOOO뿐인 아담한 규모. 이렇게 단출한 항공사가 어떻게 세계 최장거리를 비행했을까?


(출처: airtahitinui.com)


(출처: airtahitinui.com / 비즈니스석)


항공업계는 ‘고수는 장비를 탓하지 않는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 곳으로, 실제 장거리 노선을 이끌던 기종들도 대부분 차세대 항공기들이었다. 에어 타히티 누이의 기록 경신을 도운 일등공신 역시 차세대 항공기 B787-9 드림라이너였다. 쌍발 엔진, 조종사 4명과 함께 떠난 기나긴 여정. 폴리네시아 타히티의 파페테 공항에서 파리 샤를 드 골 공항까지 약 16시간/ 9,765mile을 횡단해 여객기 사상 최장 거리를 비행했다. 


싱가포르항공의 싱가포르~뉴욕 뉴어크 노선(비행 시간 약 19시간/ 비행 거리 9,534mile)과 비교해볼 때 시간은 더 짧았으나 거리는 훨씬 길었다. 또한 폴리네시아는 엄연한 프랑스령 토지이기에, 이번 비행은 세계에서 가장 긴 국내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내용에 대한 반전은 아래 ‘오스트리아항공’ 편에서



스위스국제항공(Swiss International Airlines)


(출처: swiss.com)


에어 타히티 누이가 세계에 도전했다면, 이번엔 스스로의 한계에 도전한 항공사들이다. 첫 번째 주인공은 스위스의 플래그 캐리어인 스위스 국제항공. 지난 3월 27일 칠레 산티아고에 있던 국민들을 취리히로 송환하는 과정에서 사상 최장거리 비행에 성공했다. 


(출처: FlightRadar24.com)


이날 LX8900편은 오전 7시 37분 취리히를 출발해 현지 시간으로 오후 5시 55분 산티아고에 도착했다. 왕복 비행 거리 약 7,456mile, 비행 시간은 약 13시간 10분으로 당초 계획했던 13시간 55분보다 3/4 짧은 기록이었다. 투입된 기종은 B777-300ER로 스위스항공이 보유한 유일한 보잉 항공기! 한 번에 8,481mile까지 비행할 수 있는 장거리 전용으로 들여온 항공기인 만큼 이번 프로젝트 후보 기종 1순위였다. 


(출처: twitter @FlySWISS / 비행 당일 크루 기념샷)


암담한 상황에서 시작된 비행이었지만 동시에 가장 인도주의적인 비행이었기에 이번 프로젝트는 항공사를 비롯해 스위스 국민들에게까지 길이길이 기억되는 비행으로 남을 것이다. 



오스트리아항공(Austrian Airlines)


(출처: austrian.com)


두 번째 주인공은 오스트리아의 플래그 캐리어 오스트리아항공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모든 항공편 운항을 잠정 중단한 이 항공사는 3월 29일, 국민들을 송환하는 과정에서 60여 년 동안 운항한 비행 중 가장 긴 비행을 해냈다. 


(출처: Twitter @austrianairlines / 비행 당일 크루 기념샷)


오전 9시 31분 B777-200ER은 승무원 16명을 태워 비엔나를 출발, 다음날 오전 3시 30분 경 시드니 공항에 도착해 승객 290명을 태워 돌아왔다. 편도 비행 거리 약 9,941mile, 비행 시간은 17시간이나 걸리는 대장정이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수치는 9,941mile이라는 것! 앞서 소개한 최장거리 노선들(싱가포르항공의 싱가포르~뉴욕 뉴어크/ 에어 타히티 누이의 파히티~파리)보다 훨씬 긴 거리다. 


왜 언론에는 “오스트리아항공 60년 만에 사상 최장거리 비행 성공!”이란 타이틀로만 소개됐는지 의문인 부분이다. 에어 타히티 누이나 오스트리아항공 모두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국민 송환 과정에서 급히 진행된 건이라 경황이 없는 듯… 아무리 비공식 기록이라지만, 사태가 나아지면 세계 최장거리 직항 노선 랭킹이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굉장히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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