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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의 항소이유서 7편] Hello Tomorrow, Fly Emirates! 에미레이트항공

by 에디터 아이콘 김달해 2018/07/10 871 views

오랜만에 돌아온 항소서, 오늘의 주인공은 ‘에미레이트항공(Emirates Airline)’이다.


(출처: emirates.com)


에미레이트항공 A380 비즈니스석 리뷰

에미레이트항공 비즈니스클래스 라운지▶


앞서 쓴 후기들로 인해, 프고 팬들이라면 조금은 익숙할 만한 항공사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또 이 항공사냐고? 협찬을 받은 건 아니다.

단지 그동안의 리뷰에서 에미레이트항공을 소개할 때 ‘오일 머니’라는 수식어만을 강조한 것이 괜스레 아쉬웠다고 해두자.

ㅡ에미레이트항공의 시작은 어땠을지, 어떻게 세계 최고의 항공사 반열에 오를 수 있었는지 지금부터 샅샅이 파헤쳐보자!


#금수저 항공사라고
처음부터 쉽지만은 않았다



항공업계에서 중동 항공사를 부를 때 ‘오일머니’라는 수식어가 빠지질 않는다. 물론 ‘에미레이트항공’도 이 수식어를 피해 갈 순 없다. 사실 반박할 수도 없었다.


(출처: emirates.com)


1985년에 설립된 에미레이트항공의 모회사가 바로 석유 사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에미레이트 그룹’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출생 배경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에미레이트항공은 금수저라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항공사’라고 생각해버리기도 한다.

ㅡ하지만, 금수저 항공사라고 처음부터 쉽지만은 않았다.

시작은 미비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의 100% 지분으로 이루어진 국영 항공사였지만 정부는 초기에 1,000만 달러의 자본만 투자한 후 항공사가 독립적으로 운영하게끔 했다. 그때 에미레이트항공의 항공기는 단기 임대한 B737, A300 B4 두 대가 전부였다.



시장 진출도 쉽지 않았다.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세계 시장을 무대로 하기엔 부족했다. 이미 전 세계 항공업계를 유럽 항공사들이 점령하고 있던 시절이라 낯선 중동 항공사로서 승객을 끌어들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ㅡ유럽 항공사를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에미레이트항공의 총경영자 ‘아흐메드 빈 사이드 알 마크툼(Ahmed bin Saeed AlMaktoum)’은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노선을 초기 근거리 노선에서 장거리 노선으로 변경하고, 물량으로 승부하는 단순 효율보다는 품질에 목표를 두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것이었다.

초기 자본은 많이 들겠지만, 큰 그림을 보겠다는 그의 믿음은 확고했다. 결론적으로는, 장거리-고급화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에미레이트항공의 못 말리는 ‘A380 사랑’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고급화 전략의 중심에는
#A380이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의 고급화 전략, 그 중심에는 ‘A380’이 있었다.

2008년 7월 28일, 싱가포르항공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 에미레이트항공 역사상으로는 처음으로 ‘A380-800’을 인도받은 그때부터 인연이 시작되었다.



에어버스(Airbus)에서 제작한 ‘A380’은 에미레이트항공의 전략에 딱 걸맞는 항공기였다.


전석 2층, 높이는 약 24.1m. 모든 좌석을 이코노미석으로만 채우면 최대 승객 800여 명이 탑승할 수 있고, 최대 적재량은 60톤가량(향유고래 12마리 무게)까지 가능한 초대형 광동체 항공기로, 많은 사람들을 한 번에 장거리 노선에 태울 수 있었다.


한 대당 가격이 약 4,700억 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비행기라는 점은 ‘고급 항공사’라는 타이틀을 얻기에 충분했다.



(에미레이트항공 ‘A380-800’ 퍼스트와 비즈니스 클래스)


하지만, 비행기만 고급이라고 해서 ‘최고의 항공사’라고 하기엔 살짝 무리가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이 점을 잘 알고 서비스를 고급화하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ICE’라는 자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개발하고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전 클래스 고객이 와이파이 20MB를 무료로 사용 가능) 고객들이 비행을 ‘지루한 것’이 아닌 ‘즐거운 것’으로 인식하게끔 노력했다.


(출처: emirates.com)


비행기를 단순히 '탄다'는 인식을 넘어 좋은 비행기를 타는 것‘경험’이라고 여기기 시작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에미레이트항공의 가치는 더 높게 평가되고 있다.



좌석 부문, 기내 엔터테인먼트 부문, 기내 와이파이 부문 등 다 쓰기도 힘들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출처: airbus.com|100번째 A380)


초호화 비행기 ‘A380’과 고급 서비스의 만남. 그것이 에미레이트항공이 말하는 고급화 전략이었다. 그중에서도 신의 한 수는 역시 ‘A380’-

에미레이트항공은 현재 무려 102대의 A380을 보유해 항공업계 내 ‘A380 최다 보유 항공사’로 등극한 상태지만, 에어버스에 76대를 추가 주문해 놓은 상태다. (이 정도면 A380 덕후)

덕후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출처: emirates.com)


에미레이트항공의 메인 허브 공항인 ‘두바이 국제공항’ 제3터미널에는 ‘콩코스 A(Concourse A)’라 불리는 세계 최초 A380 전용 터미널도 있다. (오직 에미레이트항공 A380만을 위한 공간)



또 하나의 성공 비결,
세상의 #중심에 서다



고급화 전략이 에미레이트항공의 성공 비결이라고 했지만, 사실 선천적인 성공 비결이 하나 더 있다.


이럴 때 사람들은 ‘아, 기름?’이라고 하겠지만, NO.

많은 사람들이 중동 항공사이니 연료를 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이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에미레이트항공의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비용 중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항공사와 비슷한 29% 수준이다.


(출처: emirates.com)


여기서 말하는 선천적인 성공 비결은 바로 ‘지리적 위치’


에미레이트항공의 거점지인 '두바이 국제공항(중동지역)'은 어디든 한 번에 갈 수 있는 축복받은 곳이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어느 곳에서 출발하든지 비행기로 8~1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모든 하늘길은 두바이 공항으로 통한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즉, 두바이(국제공항)를 메인으로 두고 있는 에미레이트항공은 전 세계 항공 노선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다.


에미레이트항공은 현재(2018년 기준) 전 세계 84개국, 147개 도시에 취항하며 유럽&북미 54개, 중동 17개, 아프리카 25개, 인도 19개, 동아시아 18개, 오세아니아 7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인천발 노선 운항 중)

취항 노선 보러가기▶


(출처: oneworld.com)


지리적 강점을 갖고 있다 보니, 독고다이의 길을 가기도 한다.


효율적인 노선 운항을 위해 웬만한 항공사들은 다 세계 항공 동맹에 가입되어 있는 반면, 에미레이트항공은 ‘원월드(One World)’, ‘스카이팀(Sky Team)’, ‘스타얼라이언스(Star Alliance)’ 중 그 어디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이유인즉슨, 항공 동맹을 맺으면 결정을 내릴 때 내부적 합의가 필요해서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출처: emirates.com)


그렇다고 완전 무모한 독고다이는 아니다. 좀 더 효율적인 운항을 위해 파트너 제휴를 맺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코드셰어(공동운항)', 루트가 같은 2개의 항공사가 1개의 항공기를 공동 운항하는 것인데, 대게 슬롯이 부족하거나 2개 이상의 항공기 운항이 비효율적일 경우 가격 절감을 위해 이용하는 방법이다. 


(출처: emirates.com|공동운항 항공사인 '플라이 두바이')


에미레이트항공은 현재 약 22곳의 항공사와 코드셰어(공동운항) 협정을 맺고 있으며, 국내 항공사 중에는 ‘대한항공(Korean Air)’이 유일하다.

여행 초짜 고릴라씨를 여행 고수로 만든 ‘그’ 용어들▶

이렇게 에미레이트항공은 여러 성공 전략과 지리적인 이점을 바탕으로 고속 성장해왔다.

ㅡ그런데, 이야기가 너무 진부하다고? 부자들의 성공 신화를 듣는 기분이라고?


지금까지 에미레이트항공의 성장 스토리에 잠시 졸렸다면, 이제는 에미레이트항공이 얼마나 재미있는 항공사인지 알려줄 차례가 온 것 같다.



항공업계 #애플을 꿈 꾸다



명실상부 혁신의 아이콘 ‘애플(Apple)’.



“Think different”란 슬로건을 앞세우며 아무도 상상하지 못 했던, 어쩌면 상상은 했어도 시도는 못했던 것들을 과감하게 시도하고 있는 혁신기업의 선두주자다.


ㅡ“항공사 중에서 '애플(Apple)'이 될만한 곳이 어디라고 생각해?”

그렇다면 난 단번에 ‘에미레이트항공’이라고 답할 것이다. 왜?

세계 최초 기내 샤워실 도입


(출처: emirates.com)


에미레이트항공이 세계 최초로 A380에 도입한 ‘기내 샤워 스파실’. 


퍼스트 클래스 고객만을 위한 곳으로, 샤워는 물론 간단한 스파 시설도 이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급 편의 시설이다. 비행을 하며 고급 호텔 화장실 뺨치는 곳에서 샤워까지 한다니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세계 최초 창문 없는 비행기 제작


어릴 적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수없이 상상했지만, '창문 없는 비행기'를 상상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출처: emirates.com)


그런데 에미레이트항공은 이 발칙한 상상을 해내더니, 최근 구입한 보잉 777-300ER 일등석에 실제 창문이 아닌 ‘가상 창문’을 달아버렸다.

이 가상 창문을 통해 승객들은 실제가 아닌 광섬유 카메라를 통해 아름답게 꾸며진 가상 이미지를 보게 된다.


(창문 밖 노을을 구경하는 White 에디터)


이러한 파격적인 행보에 심미상, 안전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에미레이트항공은 실제 풍경보다 더 멋진 가상 풍경을 즐길 수 있고 비행기도 더 가벼워지기 때문에 빨리 날 수 있어 여러 면에서 효율적일 것이란 입장이다. 에미레이트항공의 향후 목표는 ‘창문이 완전히 없는 비행기’를 만드는 것.


창문 밖 풍경을 즐겨보는 나로서는 조금 아쉬운 변화지만, 확실히 전에 없던 파격적인 행보라고는 볼 수 있을 것 같다.



 세계 최초 통유리 라운지 도입


2018년 4월 1일 만우절, 에미레이트항공이 거짓말같이 말도 안 되는 일을 저질렀다. 어쩌면 역대 항공업계의 발표 중에 가장 파격적일 수도 있다.


항공기 꼬리 칸에 있는 ‘스카이 라운지(Sky Lounge)’… 퍼스트와 비즈니스 클래스 고객들을 위한 이 라운지를 전면 교체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어떻게?

(출처: emirates.com)


통유리로.

에미레이트항공은 2020년부터 ‘B777X’ 항공기에 전면 통유리로 된 스카이라운지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출처: emirates.com)


(출처: emirates.com)


SF 공상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런 공간이 실제로 생긴다는 것이다. 비행기에 앉아 이런 환상적인 뷰를 즐길 수 있는 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유리는 강화 유리이니 안심해도 좋다.)


ㅡ세계 최초 기내 샤워실, 세계 최초 창문 없는 비행기, 세계 최초 통유리 라운지… 세계 최초, 세계 최초… 이 정도면 ‘항공업계의 애플’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회장님이 #축구덕후라는 

소문이 있다



이건 ‘카더라’지만, 에미레이트항공 회장님(셰이크 아메드 빈 사이드 알막툼)께서 알아주는 축구 덕후(라 쓰고 ‘축복받은 덕후’라 읽는다)라는 소문이 있다.

*카더라: ‘~라 카더라’와 같이 정확한 근거가 부족한 소문을 추측 사실처럼 전달하거나, 그런 소문을 의도적으로 퍼트리기 위한 행위, 추측성으로 만들어진 억측 또는 소문


(출처: dubaiairports.ae)


그도 그럴 것이, 세계적인 명문 구단들의 유니폼에서 에미레이트를 상징하는 ‘Fly Emirates’ 로고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출처: acmilan.com|출처: emirates.com)


이탈리아의 ‘AC 밀란(AC Milan)’,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 CF(Real Madrid C.F)’


(출처: emirates.com|출처: en.psg.fr)


영국의 ‘아스날 FC(Arsenal F.C)’,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망 FC(Paris Saint-Germain F.C)’ 등 유럽 전역에 위치한 명문 구단들의 메인 스폰서를 자처하고 있으니 ‘회장이 축구 덕후’란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호날두, 외질, 지루, 음바페 등 메인급 선수들의 가슴팍에 ‘Fly Emirates’ 로고가 항상 자리 잡고 있으니, 축구 덕후들에게 ‘Fly Emirates’가 박힌 유니폼은 꼭 하나쯤은 갖고 싶은(가져야 되는) 성물 같은 것이 되었다.

(출처: emirates.com / A380 ‘레알 마드리드 항공기’)


이 모든 것이 에미레이트항공의 단순한 축구 사랑이라고 보여질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계산된 마케팅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아랍이라는 편향된 이미지와 낯선 중동 항공사라는 인식을 전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인 유럽 축구를 통해 개선하고자 하는 마케팅 수단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에미레이트항공 승무원들의 독특한 세이프티 비디오

(포르투갈 프로 축구 경기에서 ‘벤피가 안전수칙’을 안내하는 에미레이트항공의 승무원들)


"이스타디우 다 루스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
"이 경기장에는 32개의 문, 6만5000명의 팬, 그리고 두 개의 골대가 있습니다.
경기는 90분 동안 이어지며, 45분이 지나면 15분 휴식 뒤 경기가 재개됩니다."


이유야 어찌 됐든, 스포츠라는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중동 항공사’라는 인식의 한계에서 벗어나 보다 친근한 이미지로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었다는 점에서 두루 성공한 마케팅이 아닌가 싶다.


#Hello_Tomorrow, 

Fly! Emirates



"Hello Tomorrow, 

Fly Emirates." 


에미레이트항공의 슬로건. 큰 그림을 보고 달려온 행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항공업계의 미래를 주도하는 에미레이트항공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는 듯 하다.


처음엔 나도 그저 ‘오일머니’ 하나로 급부상한 금수저 항공사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아갈수록 꽤나 열심히 살아온 녀석(?)이지 뭔가.

이 글을 끝내려 하니, 뜬금없지만 ‘왜 에미레이트항공 리뷰 찍을 때 Fly Emirates 유니폼을 입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든다. 이렇게나 매력적인 항공사인데!


'너의 매력도를 내가 다 못 살려주었구나… 미안해'

무튼, 이번 항소서로 많은 사람들이 에미레이트항공에 대해 한 발짝 더 알아가고, 친근해졌길 바라면서 <에미레이트항공 A380-800 비즈니스석 체험기> 영상을 끝으로 오늘의 항소서를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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