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IGHT

승무원은 유니폼을 입는다

by 에디터 아이콘 문해수 2018/10/18 3,942 views

의사는 의사가운을 입고, 스님들은 승려복을 입는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상대방의 옷을 보고 그 사람의 직업을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옷은 정체성이다.”


세상의 수많은 유니폼 종류 중,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필자를 가장 설레게하는 유니폼이 있다. 승무원들이 입은 유니폼이다. 길거리에서 유니폼을 입은 그들을 보면, 저절로 고개가 돌아가면서 그들에게 들리지 않은 목소리로 외친다. “멋지다!”

많은 항공사가 존재하는 것처럼, 유니폼의 디자인도 정말 다양하다. 오늘은 아래의 4가지 주제로 항공사들의 유니폼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신상 유니폼]



(출처 : 터키항공 공식 인스타그램)


매우 따끈따끈한, 나올지 얼마 안 된 유니폼! 첫 번째 주자는 터키항공이다. 올해 설립 85주년을 맞는 터키항공(Turkish Airlines)은 지난 9월 새로운 승무원 유니폼을 공개했다. 


과거 알리탈리아 승무원 유니폼을 디자인했던 ‘에또레 빌로타’라는 이태리 디자이너가 승무원 유니폼을 디자인했다. 새롭게 선보인 유니폼은 이스탄불 신공항이 개항하는 시점에 맞춰 도입될 예정이라고 한다.

(출처 : 터키항공 공식 인스타그램)

누가 보면 공항을 컨셉으로한 패션쇼장 런웨이인 줄 알겠다.



(출처 : 델타항공 공식 홈페이지)


5월 29일에 세상에 나온 델타항공의 유니폼은 유명 디자이너 ‘잭 포센’이 디자인했다. 10월 15일 자 델타 뉴스룸에 따르면, 선구적인 디자인을 선발하고 축하하는 Fast company’s innovation의 2018년 결승 진출자로 네임드 되었다고 한다. 


현대적이면서도 클래식한 디자인을 결합해 혁신적인 스타일을 만들어냈다고 하는데,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사실 그런 건 잘 모르겠다. 하하. 메인 색은 미국 여권 색처럼 짙은 보라다.

한편, 이런 긍정적인 대외평가와는 다르게 정작 승무원들은 복장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앞치마 할 때 목에 거는 스트랩과 복장때문에 피부가 따갑다는 것이다. 


하늘 위에서 승객들을 케어하느라 힘들 텐데 복장까지 괴롭힌다니… “빠른 개선을 해주세요!”




[정열이 느껴져]



(출처 : 케세이퍼시픽항공 공식 페이스북)


항공사의 유니폼을 조사하다 보니 유니폼 색깔 중 빨간색을 유독 많이 볼 수 있었다. 캐세이퍼시픽항공 또한 그렇다. 많고 많은 빨간색 유니폼 캐세이퍼시픽항공의 유니폼을 소개하는 이유는 이 항공사가 보여준 혁신 때문이다. 


올해 초 캐세이퍼시픽항공이 노조의 요구를 수렴해 여성 승무원에게도 바지 유니폼을 허용했다. 70년간 치마 유니폼 규칙을 유지하다가 이번 미투 같은 사회 이슈를 반영하고, 승무원들의 편의를 위해 규칙을 수정하게 된 것이다. 


구체적인 바지 유니폼 도입 시기는 앞으로 3년 이내 진행될 유니폼 보충 기간동안 이루어질 것 같다.


(출처 : 아에로플로트항공 공식 페이스북)


케세이퍼시픽항공과 동일한 빨간색인데 디자인은 어쩜 이리 다를까?


케세이퍼시픽항공이 절제된, 차분한 아름다움을 뽐냈다면 에어로플로트는 화려함을 강조했다. 목부분이 개방적이며 선원 모자를 써서 항해하는 느낌이 난다.


한편, 이렇게 매우 아름답게 보이기 위한 그들의 모습 뒤에는 슬픈 이슈가 있다. 작년에 유니폼 사이즈 때문에 항공사와 승무원 간의 소송이 있었다. 


아에로플로트항공이 ’48 사이즈’ 이하의 유니폼을 갖춰 입은 승무원만 국제선에 투입하고 보너스에서도 체중 때문에 차별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의는 살아있다!” 결과는 당연히 러시아 항공사의 패소, 승무원들 승!




[석유국 3대장 유니폼]


3대 석유국 항공사의 유니폼들은 놓칠 수 없다. 중동 특유의 느낌이 나면서도 소위 ‘굉장히 잘 빠진 유니폼’을 구현했기 때문이다. 거두절미하고, 보자!



(출처 : 에미레이트항공 공식 페이스북)


가장 큰 석유국 항공사, 에미레이트항공! 에미레이트항공의 유니폼은 누가봐도 에미레이트라는 것을 알 정도로 유니크하면서도 아름답다. 승무원들 복장에는 그들의 전통이 녹아있다. 


먼저, 멀리서도 보이는 저 흰색 천의 존재! 처음에는 히잡을 형상화해서 종교적인 의미로 두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사막에 부는 바람을 의미한다. (두바이는 덥고 사막이 있는 나라니까) 


그리고 빨간 모자는 붉은 태양을 상징하고, 마지막으로 황토색 유니폼은 사막을 상징한다. 유니폼을 통해 그 국가의 특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출처 : 카타르항공 공식 페이스북)


버건디 덕후, 취향저격 당하다!! 버건디 색을 잘 살려낸 카타르항공 유니폼은 35년 동안 항공기 유니폼을 주로 디자인해왔던 올리노라는 디자이너에 의해 제작되었다. 


상의 버건디 자켓은 밖에서만 입는 것으로 가끔 보딩할 때나 게이트 오픈할 때 빼고는 밖에서만 입는다. 카타르항공의 경우도 바지와 스커트 2종류가 있는데 원하는 것을 입을 수 있으며 새로운 신발을 매 6개월마다 제공한다. 


그리고 모자 왼편을 자세히 보면 어떤 그림이 그려져있는데, 이는 중동에서 자라는 아랍의 영양 ‘오릭스’다. 카타르 항공이 지금처럼 커지기 전, 그러니까 꼬꼬마 시절, 당시 멸종 위기에 있던 오릭스와 동병상련을 느꼈는지 저 동물을 마스코트로 지정했다고 한다.


“오릭스도 살리고 우리 항공사도 살리자!”라며 도입한 게 ‘오릭스’와의 첫 만남이고, 그걸 지금까지 지속해온 것이다.



(출처 : 에티하드 공식 페이스북)


연예인 화보야? 뭐야? 마지막은 끝판왕인 에티하드항공의 유니폼.


2달 전, 아부다비로 출장을 갈 때 에티하드 퍼스트 클래스를 이용하면서 이 유니폼을 실제로 마주했었는데 고급스러움에 굉장히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이 항공사의 유니폼은 이탈리아의 오뜨 꾸뛰르 디자이너 ‘에토르 빌로타’에 의해 제작되었는데, 100% 이탈리아산 울로 만들어졌으며 주로 이탈리아 각지에서 제작됐다. 여러 색의 실을 사용해 무늬를 짜낸, 자카드 디자인이 섬세하게 나타난다. 유니폼의 약 30% 가량은 수작업으로 만들어졌다. 


왠지 보그 같은 패션전문 잡지에서나 볼 수 있는 느낌이 들어 찾아보니, 다채로운 수상 경력을 지닌 사진작가 노르만 장로이가 촬영을 맡았다고 한다.




[문 에디터’s pick]




(출처 : 에어프랑스 공식 홈페이지)


이 항공사가 왜 언급이 안되는 거지?라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명품의 나라, 프랑스의 항공사 에어프랑스 유니폼. 볼 때마다 세련미가 넘친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사람보는 눈은 똑같다. 


에어프랑스는 스타일리쉬한 유니폼을 이야기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입에 가장 먼저 오르내린다. 1960년대는 현재 양말 신발로 굉장히 유명한,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를 만든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가 에어프랑스의 새 유니폼을 디자인하기도 했었다. 


블랙 원피스의 시크함과 빨간 리본으로 포인트를 준 현재의 유니폼은 프랑스의 유명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라크루아'가 디자인했다. 커피 한 잔을 들고 길거리를 활보하는 패션 피플 파리지엥의 느낌을 유니폼에도 잘 담아낸 듯하다.



(출처 : 싱가포르항공 공식 페이스북)

‘사롱 케바야’라고 불리는 싱가포르항공 승무원들의 유니폼은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발망’을 만든 피에르 발망이 디자인했다. ‘사롱’은 꽃과 식물을 모티브로 밝은 색의 천을, ‘케바야’는 동남아 지역 여성들이 입는 전통 블라우스와 치마를 의미한다.


다른 항공사의 유니폼보다 유독 몸매의 라인이 드러나는 옷이라, 유니폼을 잘 소화하기 위해 일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물론 보기에는 매우 아름답지만 말을 하지 않아도 이걸 입고 활동하는 승무원들의 불편함이 느껴진다.



유니폼에 숨겨진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케바야의 색으로 직급이 나뉜다는 것


필자는 A380 퍼스트 클래스, A350 비즈니스 클래스를 모두 이용했었는데, 이때는 두 분의 승무원 복장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었는데 그때 찍은 사진을 보니 정말 색이 다르다!



위 사진이 퍼스트 클래스 승무원(초록색 유니폼), 아래 사진이 비즈니스 클래스 승무원(파란색 유니폼). 아무래도 퍼스트 클래스다보니 더 높은 직급의 승무원이 서비스를 하는 듯하다.



(출처 : 하이난항공 공식 페이스북)

작년에 새롭게 등장한 하이난항공의 유니폼, 보자마자 현실 감탄. 개인적으로는 에어프랑스랑 하이난항공 유니폼이 최고다. 


기존의 하이난항공 유니폼하고 비교할 때, 너무 달라진 디자인이라 놀라울 따름이다. 게임으로 말하자면 1차에서 2차 전직이 아니라 1차에서 5차 전직으로 껑충 뛰어넘은 느낌이랄까.


(출처 : 하이난항공 공식 페이스북)

하이난항공의 유니폼은 작년 파리 패션위크에서 첫 선을 보였다. 중국의 패션 디자이너 ‘로런스 쉬’가 디자인한 이 유니폼은 중국의 전통의상 치파오를 모티프로 했다. 


유니폼을 자세히 보면 구름, 산, 바다 등 자연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것을 알 수 있다. 로런스 쉬는 하이난 항공의 유니폼을 완성하기 위해 1000번이 넘는 스케치를 했고, 그 노력을 사람들도 느꼈는지 이 유니폼은 전 세계에서 아름다운 디자인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빨간색을 좋아하는 중국, 이번에는 그 색을 배제하고 미색과 밝은 톤을 조합해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자아냈다. 여승무원이 두른 망토 외투가 해리포터에 나온 여자학교 교복(보바통)하고 약간 비슷하기도 하다.

지금까지 다양한 항공사의 다양한 유니폼을 소개했는데, 여러분의 One pick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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