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말레이시아] 만다린 오리엔탈 쿠알라룸푸르 : 디럭스 시티 뷰 (Mandarin Oriental Kuala Lumpur : Deluxe City View)

by 에디터 아이콘 GRAY 2019/04/15 214 views

| 정말 알 수 없이 멋진 도시야! 


공항에서 그랩(Grab) 택시를 타고 쿠알라룸푸르 도심에 도착했을 때 처음으로 떠오른 생각이다. 일요일 낮이라 거리에 사람이 많았는데, 그것이 나를 몹시 혼란스럽게 했다. 이슬람 국가이니 예상했던 대로 히잡을 쓴 말레이 사람들이 활기차게 지나갔고, 구석 한편에는 인도인들이 모여 있었고, 그 옆에는 친숙한 얼굴의 중국 화교들, 그리고 어김없이 코끼리 바지를 입은 서양인들이 있었다. 


여기서 ‘누가 말레이시아 사람이고 누가 관광객이지?’ 같은 의문은 가지지 않는 편이 좋다. 이곳은 다민족 국가의 수도니까. 물론 동양의 모든 도시를 휴양지로 여기고 TPO도 없이 코끼리 바지를 입고 활개하는 서양인들은 관광객이 분명하다. 하지만 쿠알라룸푸르에서 그 이상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멜팅팟(melting pot)’이라는 단어의 예시로 보여줘도 될 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 사는 도시니까.


| 만다린 오리엔탈 쿠알라룸푸르


 

(출처: 만다린오리엔탈 쿠알라룸푸르)


랜드마크인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고급호텔들과 쇼핑몰이 줄 지은 쿠알라룸푸르 도심은 쿠알라룸푸르에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는 가장 큰 역할을 한다. 특히 빌딩숲 한가운데 평화롭게 조성된 KLCC 공원 덕에 도시가 한층 더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 같아 보인다.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와 KLCC 공원 근처, 근처라기도 하기 민망한 바로 코앞, 이 클래식한 호텔이 만다린 오리엔탈이다. 위치가 너무나도 완벽해 할말을 잃게 되는데, 그런 호텔이 주변에 10개는 되니 너무 놀랄 필요는 없다. 


개장은 1998년. 페트로나스 트윈타워가 개장한 바로 그 해다. 모두가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아시아 마천루의 등장으로 들썩일 때, 그 옆에 찰싹 붙어있던 호텔이 바로 만다린 오리엔탈이니 명성은 가만히 있어도 생겼을 거다. 


|로비




쿠알라룸푸르의 만다린오리엔탈은 훌륭한 F&B로 유명해서, 로비에는 투숙객들뿐만 아니라 레스토랑, 카페, 바 등을 찾는 다양한 방문객으로 북적인다. 수, 금, 토요일에는 KYO라는 이름의 클럽도 개장해 새벽에도 활기를 띠니 예약 시 유의하는 것이 좋다. 


|Fans of M.O


이왕 예약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나 더. 쿠알라룸푸르를 비롯한 전세계 도시의 만다린 오리엔탈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다른 사이트에서 공식 홈페이지보다 저렴한 가격에 예약했을 경우 그 가격에 10% 더 얹어 할인해주는 BRG(Best Rate Guarantee) 제도를 시행 중인데다 Fans Of M.O라는 베네핏 프로그램도 있기 때문이다.


Fans Of M.O에 가입할 경우 아래 8가지 혜택 중 2가지를 무료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    얼리 체크인

-    레이트 체크아웃

-    룸 업그레이드

-    1인 조식

-    스트리밍 와이파이

-    기념일 축하

-    다이닝 또는 스파 크레딧

-    다림질 서비스


다른 호텔에서는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고 패키지로 이용해야 하는 옵션들을 마음대로 골라 이용할 수 있다니 이렇게 씀씀이가 큰 럭셔리 호텔 체인이 또 있을까. 가장 기본 객실을 조식 없이 예약해도 더 좋은 객실을 맛있는 아침식사와 함께 누릴 수 있다. 


Fans Of M.O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하냐고? 아무것도 필요 없다. 온라인에서 무료로 바로 가입하면 된다.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투숙객의 상황에 맞춰 2개씩 고를 수 있어 활용도가 매우 높다. 


|객실


원래 체크인은 오후 2시부터지만, 짐을 맡기고 도시를 둘러보기 위해 오전 11시쯤 호텔에 방문했다. 객실수가 많은 편인데다 체크아웃 시간이 가까워져 그런지 직원 너댓명이 업무를 보는데도 줄을 서서 체크인을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운 좋게도 얼리 체크인이 가능해서, Fans Of M.O 혜택으로 추가한 레이트 체크아웃까지 더해 무려 오전 11시부터 다음날 오후 4시까지 29시간동안 호텔에 머무를 수 있게 됐다. 



만디린 오리엔탈 쿠알라룸푸르의 객실 구성은 크게 디럭스룸, 클럽룸, 아파트먼트, 스위트로 나뉘어져 있고, 일반 객실인 디럭스룸은 뷰에 따라 시티뷰, 파크뷰, 타워뷰로 갈린다. 클럽룸은 디럭스룸과 같은 구조에 클럽 라운지 액세스 여부만 추가된다. 


이번에 예약한 객실은 가장 기본 타입인 디럭스 시티 뷰(Deluxe City View) 룸이었다. 더블 베드, 2인용 소파와 탁자, 데스크와 2개의 의자를 갖추고 있다. 럭셔리 호텔에서 흔히 제공하는 체크인 후 엘리베이터나 객실까지 안내해주는 서비스는 없었는데, 투숙객이 많은 편이라 원래 생략하는 서비스일 수도 있고, 얼리 체크인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시티뷰, 파크뷰, 타워뷰로 나뉜 세 종류의 전망 옵션 중에 가장 저렴한 것이 시티뷰였는데, 창밖을 내다보니 뜻밖에도 매우 압도적인 풍경이 두 눈을 반겼다. 만다린 오리엔탈의 야외수영장과 KLCC 파크가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다. 


룸 가격은 타워뷰가 가장 높지만, 이 호텔이 타워와 워낙 가깝기 때문에 타워뷰 객실이라도 엽서 같은 야경을 감상하기는 어렵다. 어떤 풍경이든 한발 떨어져서 감상해야 아름다운 법. 숙소 컨디션보다 타워를 배경으로 한 야경이 중요하다면 요즘 쿠알라룸푸르의 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인 더 페이스 스위트(The FACE Suites)에 머무르는 편이 낫다. 


그러니 만다린 오리엔탈에서는 굳이 비싼 타워뷰 객실을 예약하기보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싼 방인 시티뷰를 예약하는 것이 만족감이 높을 것이다. 만다린 오리엔탈에서만 볼 수 있는 새파란 수영장과 울창한 나무들이 어우러지는 이 청량한 전망이 몹시 괜찮다.



다시 객실로 돌아와서, 객실 입구에는 물 두 병과 아이스버킷, 커피포트가 비치되어 있다. 아이스버킷에는 이미 얼음이 들어있는 상태였고, 턴다운 서비스때 한 번 더 얼음을 채워주었다. 




미니바에는 탄산음료, 맥주, 와인 등과 특출나지는 않지만 충분한 가짓수의 차가 갖춰져 있다. 냉장고 속 음료들이나 와인 등은 모두 추가요금이 붙는다. 


 


2인용 소파 앞 테이블에는 웰컴드링크로 더 태핑 타피어(The Tapping Tapir) 두 병이 제공됐다. 스파클링 소다 음료로, 말레이시아 로컬 농부들과 협업해 생산되는 브랜드다. 애플&바닐라 맛과 오렌지&자스민 맛이 준비되어 있었다. 


 


데스크는 둥근 모양으로, 서랍 없이 심플하고 작은 편이다. 조명과 연필, 자, 간이 스테이플러, 클립 등이 마련되어 있다. 객실 스테이셔네리로 자가 있는 호텔은 처음인데, 사용감이 있는 게 생각보다 많은 비즈니스맨이 호텔에서 자를 사용하는구나 싶어 흥미로웠다.



TV는 삼성이고,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가 메인 화면에 자리잡고 있다. 애플 디바이스를 가지고 있다면 미러링 기능을 통해 TV와 동기화할 수 있다. 



아쉽게도 객실 컨디션을 조절하거나 인룸 다이닝,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 패드는 없었고, 모든 요구사항은 전화기로 전달해야 했다. 점점 더 많은 럭셔리 호텔들이 객실에 IoT 기술을 적용하고 있고 투숙객들도 이에 익숙해지고 있어 조금만 뒤쳐져도 투숙객으로서는 번거로움을 느끼게 된다.


 

객실 내에는 여러 개의 USB 포트와 다국적 투숙객들을 위한 어댑터가 준비되어 있어 전자기기 충전이 매우 편리했다. 콘센트 모양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 220V, 60Hz를 사용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200V~240V, 50Hz를 사용한다. 



객실 슬리퍼는 스몰과 라지 두 사이즈가 있고 좋은 퀄리티다. 객실 슬리퍼에 큰 기대를 하는 사람들은 없으니 사실 종잇장 같지만 않으면 만족이지만, 적당히 푹신한데다 만다린 오리엔탈의 상징인 금빛 부채모양 자수가 들어가 소장욕구가 절로 생긴다. 


 


만다린 오리엔탈 쿠알라룸푸르의 세월은 욕실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클래식한 수전에서 풍기는 90년대의 향취.




일회용품은 덴탈 키트, 면도기, 화장솜, 면봉 등 기본적인 물품들이 구비되어 있다. 성가시게도 빗이 없다. 



어메니티는 KAN으로, 딥티크나 보테가 등을 사용하는 다른 도시의 만다린 오리엔탈에 비해 저급이지만 룸레이트 또한 그만큼 낮으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샴푸와 컨디셔너, 바디워시와 바디로션이 있는데, 바질향이라 적힌 바디워시가 놀랍도록 고수향이다. 샤워를 하고 나왔는지 쌀국수를 먹고 나왔는지 헷갈릴 정도의 진한 향이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객실을 얼추 둘러보았으니, 이 오래되고 넓고 유명한 호텔의 아웃도어풀에도 눈을 돌려보자. 


| 아웃도어풀



객실 창문으로 엿보았던 야외수영장. 쿠알라룸푸르의 4월 날씨는 예측하기 어렵고 쨍쨍하다가도 스콜이 쏟아지기 때문에 날이 맑다면 미루지 말고 바로 수영장으로 향하는 편이 좋다.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선베드유료 카바나가 넉넉히 비치되어 있다. 선베드에 자리를 잡으면 스탭이 물수건과 물, 타월을 가져다준다. 3~4시가 가장 붐비고 아침 시간이 가장 한적한데, 저녁이나 밤시간에는 가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자고로 밤수영이란 호젓한 분위기에서 유영하는 맛인데, 수영장과 함께 있는 아쿠아 레스토랑이 워낙 유명한 곳이라 평일에도 손님이 너무 많다. 수영장에 가려면 레스토랑을 지나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풀 자체가 레스토랑 손님들에게는 ‘전망’이라 구경거리가 되는 느낌이 없지 않다. 



풀은 사람이 많다면 조금 불편함을 느낄 수 있지만, 사람이 없다면 적당히 헤엄치며 놀 수 있을 만한 너비다. 위에서 봤을 때는 바로 앞에 KLCC 파크가 있어서 수영하며 푸릇푸릇한 경치를 감상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수영장 끝에 단이 하나 더 있어서 아래를 내려볼 수는 없는 구조다. 


|달달한 저녁


슬슬 해가 저물 시간이 되면, 호텔은 투숙객들의 숙면을 위해 분주해진다. 



만다린 오리엔탈은 바쁜 낮시간을 보낸 투숙객들이 편안히 잠들 수 있도록 커튼을 치고 조명을 낮추며 이불 한쪽 끝을 접는 등의 턴다운 서비스를 제공한다. 침대 맡의 만다린 오리엔탈표 초콜릿 두 개는 덤이다. 정돈된 객실을 보고 ‘이제 쉬어야겠다’ 결심한 바로 그 순간, 의문의 초인종이 울린다.

 


초인종의 주인공은 수트를 갖춰 입고 유리 플레이트에 각종 디저트를 담아와 저녁 인사를 건넨다. 하루가 끝나고 몸이 노곤해지는 시간, 나를 위해 준비된 디저트보다 더 행복한 깜짝 선물이 있을까? 섬세한 서비스의 대가로 소문난 만다린 오리엔탈, 디저트 세 개로 여심을 녹여버리다….


|조식



Fans Of M.O 혜택으로 신청한 조식. 지하 1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모자이크(MOSAIC)’에서 운영한다. 조식 운영시간은 오전 6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다. 


(말레이시아 요리 스테이션)


(중식 스테이션)


(인도요리 스테이션)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스테이션)


규모 자체가 매우 크다. 다민족 국가답게 종교나 입맛에 맞게 먹을 수 있도록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 등 요리의 국적별로 스테이션이 따로 준비된 것이 인상적이었다. 선택지가 워낙 많아 할랄식을 먹든 채식주의자든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다. 물론, 아침에는 꼭 소시지와 에그 스크램블을 먹어줘야 하는 아메리칸 브랙퍼스트 신봉자에게도 든든한 구성이다.


|총평



- ‘그 도시’의 만다린 오리엔탈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이제는 말하기 어려운 이름이 된) 빅뱅 승리의 최애 호텔인 타이페이 만다린 오리엔탈이나 만다린 오리엔탈호텔의 원조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에 비해 확실히 이곳 쿠알라룸푸르는 눈에 띄게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이런 것들은 아주 신경 쓰이지는 않지만, 다른 도시들처럼 ‘최상급의 품격 있는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는 인상을 받기는 어렵게 만든다. 


그럼에도 이곳의 만다린 오리엔탈이 들려봄직한 이유는, 


①다른 도시보다 확실히 저렴한 가격의 객실이 있다는 것. 

②호텔을 돌아다닐 때 나도 모르는 새 내 이름을 외워 먼저 ‘굿 모닝, 미스 송’ 인사를 건네는 다정한 스탭들이 있다는 것. 

③무료 옵션으로 즐길 수 있는 조식이 훌륭하며 이국적인 말레이시아 문화를 잘 담아냈다는 것 


세 가지다. KLCC 공원을 가운데 두고 다양한 호텔들이 각축전을 벌이며 서로의 잘난 점을 뽐내고 있으니, 장단을 잘 가늠해 어디로 발길을 돌릴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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