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A380-800'] 타임리프, 한반도 일주 비행! 비즈니스 스위트석 탑승기(OZ8999)

by 에디터 아이콘 BEIGE 2020/11/24 1,402 views


(급격히 줄어든 비행편)


코로나 바이러스가 온 세상을 뒤덮은 지도 벌써 1년이 다 돼 간다. 금방 지나갈 줄 알았던 시간이 이렇게 장기전이 될 줄이야. 캐리어를 끌고 인천공항을 누볐던 때가 언제였는지 까마득하다. 


언제쯤 돌아갈 수 있을까 그리워만 하던 찰나, 인천에서 출발하는 특별한 비행이 있다고 해 오랜만에 공항으로 향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한반도 일주비행(일명 타임리프)★

: 초대형 항공기 A380이 투입된 단거리 비행 프로젝트로, 인천공항을 출발해 약 2시간 동안 강릉-포항-김해-제주 상공을 비행한 후 돌아오는 턴어라운드 비행이다. 상공만 돌고 오는 일주 비행인 만큼 승객들이 국토를 더 잘 감상할 수 있도록 평소 비행 고도보다 낮은 10,000~15,000피트로 운항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랜만에 찾은 인천공항!

쓸쓸한 분위기 속 작은 활기



와 이게 얼마만이야… 안내판에 뜬 ‘인천공항 제 1터미널’이란 글자만 봐도 이렇게 설레다니. 비록 국제선은 아니지만 예전의 느낌이 그리워 가장 먼저 국제선 출국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가 알던 거기 맞나? 오랜만에 들어선 인천공항은 예상보다 훨씬 휑한 모습이었다. 사람들이 없는 건 물론이고 웬만한 식음료 매장도 다 문을 닫아 모든 게 멈춰 있는 느낌이었다. 


“국내선 터미널도 이런 건 아니겠지?” 씁쓸한 미소를 남기고 국내선 출국장으로 내려간 우리

 

(1F 국내선 출국장)


이곳도 크게 다르진 않았지만, 그나마 한반도 일주 비행을 하러 온 승객들로 인해 약간의 활기가 돌았다. 이날 이곳엔 아시아나항공 승객만 있는 건 아니었다. 제주항공, 에어부산, 진에어 등 LCC에서도 턴어라운드 비행 상품을 내놓은 덕에 그 비행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드디어 탑승 수속! 줄지어 대기하며 한 명씩 열 체크도 다 하고, QR 체크인까지 꼼꼼하게 진행됐다. 


우리가 탑승할 게이트 5번. 그런데 아무도 없다…? 이번에도 우리가 첫 번째 입장이냐며 설레고 있었는데 직원분께서 오시더니 어차피 통로로 내려가 항공기까지는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고 잠시 대기석에 가 앉아 있으라고 했다. 


어쩐지 그 많던 사람들이 다 사라졌을리 없지… 다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얌전히 앉아 있기는 했지만 들뜬 마음은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다 느껴졌다. 



항공사 측에서도 이런 마음을 아는지 포토존은 물론, 클래식 연주단까지 준비해줬다. 덕분에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대기 시간까지 행복하게 지나가고



드디어 A380 탑승하러 가는 길♥ 



아시아나항공 A380

비즈니스 스위트 탑승!



비행하는 것도 설레는데 오랜만에 A380을 마주하니 심장이 더욱 쿵쾅거렸다. 항공기들 중에서도 유독 큰 몸집 덕에 항공 덕후들 사이에선 BTS 같은 존재. 기종 설명을 약간 하자면,


★A380-800★

-'하늘 위 호텔'로 불리는 호화스러운 2층 점보기

-싱가포르항공이 A380의 런치 커스터머(2007년 싱가포르-시드니 노선에 첫 선)

-2014년, 아시아나항공이 첫 A380-800 도입▶2020년 국내 최초로 A380 일주비행 선보임  

-2019년, 에어버스 사가 "더이상 A380-800 생산하지 않겠다"고 발표

 

(출처: 아시아나항공 공식 홈페이지)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2014년 A380을 도입하면서 새로운 퍼스트 클래스인 ‘퍼스트 스위트석’을 선보였는데 당시 국내항공사로서는 최초로 슬라이딩 도어가 탑재된 ‘벙커식’ 좌석이었기에 등장과 동시에 많은 화제가 됐다. 하지만 2019년 9월, 수익성 개선을 이유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았던 퍼스트 스위트석 운영을 중단... 그러나 기존 시트를 철거할 수는 없었기에 비즈니스 스마티움석보다 상위 클래스격인 ‘비즈니스 스위트석’으로 새롭게 선보이며 지금까지도 운영중이다. 쉽게 말해, 퍼스트석을 비즈니스석으로 하향시켜 팔고 있는 것!


오늘 우리가 리뷰할 좌석이 바로 이 비즈니스 스위트석이다. 




더블 덱(Double deck) 구조로 이루어진 A380. 각 항공사마다 퍼스트-비즈니스-이코노미석 위치를 어떻게 설정했는지가 하나의 감상 포인트인데, 아시아나항공은 비즈니스 스위트석(구 퍼스트)을 1층에 두었다. 


총 12 좌석이 1-2-1 레이아웃으로 배치된 형태. 톤다운된 오렌지빛 시트와 은은한 조명이 잘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편안한 분위기였다. 



측면에서 본 2인석, 1인석! 이번에 취재할 좌석은 2인석이기에 1인석은 살짝만 보여주도록 하겠다. 



좌석 스펙은 Pitch 약 211cm/ Width 약 56cm로, 웬만한 성인 남성도 커버 가능할 만큼 널찍한 게 특징이다. 해당 수치는 2인석도 동일하니 참고! 


“한반도 구경하기엔 창가가 더 좋을텐데 왜 2인석 했어요?” 물론 이번 일주 비행의 취지를 살리기엔 1인석이 더 적합하지만, 스위트석인만큼 창가 너머 뷰 보다는 좌석에 집중해 리뷰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특유의 아늑함이 잘 느껴지는 2인석으로 골랐달까. 모니터를 통해 외부 전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고 해서 이거 하나 믿고 선택한 것도 있다^^. 


그럼 본격적으로 좌석 탐방 GO!

 

(애완견 이동장을 올려두는 공간으로도 쓰임)


좌석 앞쪽엔 모니터와 간이 시트, 개인 옷장이 준비돼 있다. 모니터 설명은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하도록 하고. 간이 시트는 다른 말로 버디 시트(Buddy Seat)라고도 불리는데, 지인이 놀러올 경우 위 사진처럼 마주 보며 대화할 수 있다고 해 붙여진 별명이라고 한다. 실제로 앉아보니 꽤 튼튼! 

 

(간이 시트 아래 쪽엔 콘센트)


옷장은 생각보다 협소해서 두께감 있는 물건은 보관하기 힘들어 보였다. 겨울 외투 1~2벌까진 쏘쏘. 혹시나 해서 삼각대를 넣어봤는데 딱 맥시멈이었다. 기내 캐리어는 절대 안 들어가니 오버헤드빈을 이용하길.



(내장돼 있는 헤드셋 소켓, USB 포트)


칸막이 쪽엔 개인 스토리지와 테이블이 내장돼 있다. 너무 크고 튼튼해서 놀라웠던 테이블! 하지만 그에 비해 스토리지 공간은 협소했다. 휴대폰과 액세서리 같이 작은 거면 몰라도 좀 두께감 있는 물품은 무리.


옷장이나 스토리지를 전체적으로 다 작게 만든 것 같다. 왜일까? 아쉽… 




그리고 앞서 언급했던 비즈니스 스위트석만의 특장점 슬라이딩 도어! 닫으면 이렇게나 아늑한 공간이 완성된다. 이게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프라이빗함의 정도가 엄청 다르기에 비즈니스 스마티움과의 차이를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컨트롤은 클릭만으로 손쉽게! LCD SFCU(Seat Function Control Unit) 시스템이 탑재된 터치 스크린을 이용해 슬라이딩 도어뿐만 아니라 좌석 플랫이나 중앙 칸막이 높낮이까지 조절할 수 있다. 



칸막이를 최대 높이로 올리고 좌석에 앉으면 서로의 얼굴은 물론 모니터도 안 보인다. 간혹 어떤 좌석들은 칸막이 높이가 낮아 상대방의 모니터가 보여 무용지물인 경우가 있는데, 이 좌석에선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좌석 플랫은 180도까지 가능! 오랜만에 풀 플랫 인증 사진을 찍으니까 느낌이 묘했다. 



언젠가 쏠쏠하게 즐길

최신 시스템 OZ:enter



지금이야 턴어라운드 비행이라지만, 언젠가 장거리 비행이 가능해진다면 가장 중요히 여겨질 IFE(In-Flight Entertainment) 시스템. 아시아나항공은 OZ:enter라는 자체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A380을 들여올 당시 새롭게 선보인 시스템이라 퀄리티가 꽤 궁금했는데 사용감은 쏘쏘. 신규 IFE로 바뀌면서 가장 크게 변화된 부분은 리모컨을 조작해 카테고리를 이동하면 위처럼 휠이 넘어가는 장면으로 구현된다는 것이다. 



콘텐츠는 크게 오디오, 영화로 구분되는데 오디오는 국제선&국내선 간 차이가 별로 없는 편(약 150여개)이나 영화에선 수량 차이가 꽤 난다. 다행히 이번에 탑승한 비행 편에서는 국제선 엔터테인먼트가 적용된 듯. 


(귀한 미키마우스 시리즈를 여기서 보다니)


한국어 지원이 잘 된 할리우드 신작, 애니메이션 등이 많아서 만족스러웠다. 이렇게, 소프트웨어는 그런대로 좋았지만 하드웨어 부분은 좀 아쉬웠다. 32인치 LCD 모니터가 유일한 장점이랄까(비즈니스 스마티움석보다 2배나 넓은 스크린)



이 좋은 모니터에 터치 기능을 넣지 않아서 매번 리모컨의 스크린으로 조작해야 하는 게 불편했다. 또한 헤드셋도 최상위 클래스엔 어울리지 않게 너무 평범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없다니… 


“근데 명색이 타임리프 비행인데 풍경 한 번도 안 볼 거예요?” 가운데 좌석 설명만 하다 끝날까봐 걱정했다면 걱정마시라! 다 방법이 있다.



앞서 말했던 외부전경 보기 기능. 이렇게 2인석에서도 편히 앉아 바깥 구경을 할 수 있다. 자 이제 한반도 일주 비행의 매력을 좀 누려볼까.


응 미세먼지^^… 아무 것도 안 보여. 하필 이날 수도권, 인천 지역에 초미세먼지경보가 발령된 터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창가석에서 마저도. 

 

(창가석 체키너스 한분께서 찍을 수 있게 배려해주심)


그나마 제주도 쪽으로 내려가니 채도 높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여기가 백록담 근처라던데 실물로 보는 게 훨씬 아름다웠다. 


+또 다른 뷰 명당


(화이트톤의 심플한 화장실)


갑자기 분위기 화장실. 하지만 그 어느 곳 보다도 스위트석 화장실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예뻤기에 꼭 알려주고 싶었다. 만약 당신이 2인석에 앉게 됐는데 뷰만큼은 제대로 보고싶다면, 슬쩍 화장실로 와서 감상하길 추천한다. 


단, 화장실이 급한 사람을 위해 너무 오래 머무르진 말 것. 우리는 예의 바른 체키너스니까★



조금은 특별한(?) 기내식

그리고 어메니티


 

이륙하고 약 1시간쯤 지났을까. 승무원 분들이 기내식 메뉴판을 건네 주셨다. 평소였다면 스위트석 탑승객은 풀코스 다이닝을 즐겼을테지만, 시국이 시국인만큼 현재는 트레이에 단품으로 제공되고 있다. 


뭐 이건 대부분의 항공사에서 다 이렇게 메뉴얼을 변경했으니 어쩔 수 없지만, 아쉬웠던 건 메뉴 선택권이 아예 없다는 것. 2중 1택이라도 기대했는데 단 1가지 메뉴만 준비돼 있었다. 



코로나 예방을 위해 방역복으로 무장한 승무원 분들. 덕분에 안심하고 기내식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 한편으론 무장하고 서비스해야 하는 당사자들은 얼마나 힘들까 걱정도 되고… 



짠. 스위트석 기내식 공개! 비주얼은 이코노미석 기내식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메뉴는 나름 고급지게 연어 스테이크와 판나코타가 제공됐다. (이코노미석은 치킨 스테이크와 토마토 파스타가 나왔다고)


(오랜만에 기내 먹방 찍으니까 떨림)


사실 뭐가 별로 없어서 먹방이라고 찍을 건 없었지만, 음식 맛이 다 좋아 만족스러웠다. 특히 감자 샐러드의 퀄리티가 수준급! 단품도 이렇게 맛있는데… 다음엔 꼭 장거리비행 하며 풀코스 다이닝을 즐겨 보리라. 


단 2시간짜리 비행이지만 깨알같이 어메니티 파우치도 제공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역시 록시땅이지! 파우치 안엔 핸드크림, 립밤, 페이셜크림, 안대, 양말, 빗, 덴탈 키트, 귀마개, 티슈 등 다양한 것들이 구비돼 있었다.  


+깜짝 기내 이벤트

축소된 서비스가 마음에 쓰였는지, 아시아나항공에서 깜짝 기내 이벤트도 준비해줬다. 몇몇 탑승객이 현장에서 경품 추첨자로 나서, 1~3등 상품을 받을 당첨자를 뽑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동남아 항공권 기대중인 나)


2,3등 상품은 기억도 안 나지만 1등은 무려 ‘동남아 왕복 항공권’. 경품 추첨자로 나섰지만 내심 내가 당첨되길 바랐는데, 이코노미석 탑승객 중 한 분이 당첨되셨다. (80대 할머님이셨는데 너무 좋아하셨다니까 그걸로 됐다…)



이날 누군가에겐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생겼다


 


이렇게 약 2시간 동안의 타임리프 비행이 끝났다.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니 오후 1시 40분. 오랜만에 예전 느낌을 만끽하며 비행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비록 날이 좋지 않아 기대했던 풍경을 보진 못했지만, 그 어느때보다 친절하고 즐겁게 서비스해준 승무원 분들 덕분에 몇배는 더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특히 중간중간 기장님께서 들려주시던 안내 방송이 너무 감동적이었기에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번 비행편에서는 유독 비즈니스 스위트석에 노령의 승객분들이 많이 탑승했는데 그 모습을 보고 마음이 여러 번 뭉클했다. 1분 1초가 참으로 귀하게 느껴질 그분들에게 코로나 시국은 그 누구보다 아쉽게 느껴졌을 터. 그런 그분들에게 아시아나항공의 타임리프 비행, 특히 비즈니스 스위트석에서 보낸 2시간은 어떤 때보다 특별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창가를 바라보며 반짝이는 그 눈빛에서 문자로는 감히 표현할 수 없는 환희와 벅참이 느껴졌으니까. 


누군가에겐 아시아나항공의 일주 비행이 탐탁치 않을 수도 있다. ‘Stay Home’에 반하는 상업수단에 불과하다고 느껴질 수도. 틀린 생각은 아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사소한 것부터 잘 지켜 나가야 하는 세상이 됐으니까. 다만 우리가 비교적 쉽게 흘려 보내는 이 하루, 한 달, 일년이 누군가에겐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순간일 수도 있다면? 그냥, 이번 비행을 끝내며 이런 생각을 해봤다. 나에겐 상업수단 정도로 끝난 이번 비행이 어떤 이들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귀한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알 수 없는 뭉클함과 자기반성에 만감이 교차하는 취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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