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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항공 ‘B777-300’] LA-인천 퍼스트석 탑승기

by 에디터 아이콘 톰과 테리 2018/10/04 1,859 views

지난번, 미국 여행을 마치고 귀국할 때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퍼스트 클래스 타기'를 실현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싱가포르항공 B777-300 퍼스트석’을 탑승했다.  


발권을 할 땐 내 돈... 아니 마일리지를 이만큼이나 써야 하냐며 손을 부들부들 떨었지만, 용기를 내어 결제를 마쳤을 때의 그 쾌감이란.


싱가포르항공을 선택한 특정한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단지 당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보다 싱가포르항공 퍼스트가 비교적 저렴(?)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싱가포르항공은 특이하게 LA-인천-싱가포르 노선으로 운항하고 있었는데, 나는 이중 LA-인천 구간만 탑승했다.  



Flight number : SQ7
Route : LAX-ICN (미국 로스엔젤레스 - 서울 인천)
Distance : 5,988 miles
Duration: 18:09 ~ 22:58 + 1 (12시간 49분)
Aircraft : B777-300
Seat : 1D, 1F(나의 파트너와 함께 탑승)


퍼스트 클래스로 입장하는 보딩 브릿지.


(출처: Seatgrue|싱가포르항공 B777-300 퍼스트석)


싱가포르항공 B777-300의 퍼스트석은 단 4석. 필자와 파트너가 앉은 자리는 1D, 1F. 나머지 1A, 1C석도 모두 차서 결과적으로는 만석이었다.

퍼스트 담당 승무원은 남성 2분, 여성 1분이 계셨는데 모두 싱가포르분들이었다.


혹시나 우리가 서비스 과정에서 불편할까 염려됐는지, 한국인 승무원 한 분이 따로 자리로 오셔서 인사를 해 주셨다. 본인은 비즈니스 담당이라며 필요할 때 불러 달라고 말씀하셨는데 다행히 따로 부를 만한 일은 없었다. (담당 승무원분들이 워낙 신속하고 능숙하게 이런저런 부탁들을 잘 들어주셨기 때문에)


이제 설레는 마음을 안고 (미리 사진으로만 보았던) 퍼스트 클래스를 경험해볼까?



좌석



와... 이게 우리 자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좌측 사진이 복도쪽 1D석, 우측 사진이 창가쪽 1F석이다.


일단 좌석이 굉장히 넓다. 2인용 소파 크기 정도 되는 것 같다.


(뒤로 젖히고 다리 받침대를 풀로 올렸을 때의 모습)


등받이 쪽을 앞으로 잡아당기면 침대로도 변신하는 형태.


평소, 휴식을 취하는 모드로 바꾸면 우등 고속 다리 받침대 같은 게 위로 올라온다. 그 상태로 앉아있으면 소파에 다리 쭉 뻗고 편히 앉는 자세. 안 편할 것 같은데... 의외로 편했다


(풀 플랫 침대로 변신한 모습)


침대 세팅은 승무원분들께서 직접 오셔서 능숙하게 도와주신다. 아래에 까는 패드도 생각보다 푹신하고, 무엇보다 담요가 아닌 진짜 이불이라서 정말 편했다.


침대 길이가 짧거나 하진 않았다. 키 180cm이 넘는 필자가 자도 괜찮았던 걸 보면 딱 싱글 침대 사이즈 정도 나오는 것 같다.


다시 돌아와, 좌석 주변을 세세히 구경해보자.


일단 이륙 전, 좌석에 앉으면 승무원분이 각자의 좌석에 음료와 견과류를 서빙해주며 슬슬 이륙할 준비를 한다. (저 땅콩, 따뜻하게 데워져서 정말 맛있었다.)


테이블은 높낮이 조정이 가능하고, 테이블 왼쪽으로는 전원 콘센트와 HDMI 케이블 꽂는 곳이 있다. (HDMI 케이블도 비행기에서 과연 빌려줄까..!?)


좌석 팔걸이엔 여닫이문이 있는데, 좌측을 열면 이렇게- 리모컨이 들어있다.


그리고 그 위엔 각종 조절 버튼들이 있다. 버튼이 상당히 직관적!


리모컨을 좀 더 자세히 보면, 이렇게 비행 정보가 스크린에 바로 떠서 굳이 시간 확인하러 에어쇼로 넘어갈 필요가 없다.


또한 한쪽엔 작은 수납공간이 있어서 여기에 여권이나 입국 카드, 혹은 안경 등을 보관해도 좋을 것 같다. 또한 불도 들어오는 형태. (우측 사진)


스크린 바로 옆과 그 아래에도 서랍 같은 게 또 있어서 한 번 열어보았다. (좌측 사진)

우선 아래쪽에는 각종 물품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좌측 사진), 스크린 바로 옆에는 거울이 있다.(우측 사진)


보통 여성분들 중에 착륙 직전 화장을 고치시는 분들이 많은데, 여긴 조명과 거울이 잘 세팅돼 있어서 자리에 앉아 바로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편리할 것 같다.

헤드폰 브랜드는 보스(BOSE)!! (당연히)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탑재돼 있다. 머리 옆에는 헤드폰을 걸어 놓을 수 있는 걸이도 있다.


안쪽에는 이렇게 헤드폰 꽂는 곳과 함께 밝기 3단 조절이 가능한 독서등이 내장돼 있다.


1D에서 바라본 1F(창가자리). 파트너는 신문을 읽고 있다.


스크린. 뭐 화면에 승객 이름 같은 건 안 띄워준다...


싱가포르항공 엔터테인먼트는 꽤나 훌륭한 편이었다. 특히나 한국 영화가 엄청 많았다. (베테랑도 있다 ㅋㅋㅋ)


기내 책자는 의외로 단출... 자리가 넓어서 더 단출해 보이는 걸까



어메니티



이륙하자마자 건네받은 어메니티


기본적으로 제공해주는 양말과 안대! 그리고 편안하게 비행하라고 잠옷도 준다.


(남성용 어메니티)


어메니티 브랜드는 페라가모(Ferragamo). 향수와 애프터쉐이브, 립밤, 물수건이 들어 있었다.


(여성용 어메니티)


남성용, 여성용 파우치가 따로 있는데, 디자인부터 색상까지 아예 다르다.


이건 거울도 달려 있고... 애프터쉐이브 대신 핸드 크림이 들어가 있었다. 향수 모양도 여심 저격하기 충분한 특이한 모양의 향수-!


파트너는 이미 제공되는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퍼스트 클래스에서는 화장실 구경도 빼놓을 수 없지. 잠옷으로 갈아입을 겸 화장실로 가 보았다.



화장실



어라… 생각보다 평범하다(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이용해보니 디테일함이 숨어있었다.


세면대 옆에 향수와 로션, 애프터쉐이브가 잘 구비돼 있었다. 이것도 물론 페라가모!


그리고 페이퍼 타월이 아닌 천 타월이 준비돼 있었고, 각종 세안 키트들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었다. (어메니티 키트 안에 없었던 것들이 다 여기 있었네! 덕분에 착륙 전에 여기서 면도도 하고 내렸다.)


이륙 후 한 시간 뒤, 본격 사육 시간(?)이 시작되었다.



기내식



사실 처음 메뉴판을 봤을 땐 매우 당황했다.


무슨 이런 책 한 권이 옆에..ㄷㄷㄷ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두께를 자랑하는 메뉴판이었다. (하... 라운지에서 아무것도 먹지 말걸ㅠㅠ)


메뉴판을 펼쳐보니 ‘First Class’라고 딱-!그리고 한국행 비행기답게 한식이 소개되어 있었다.


파트너는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생강과 파를 곁들인 오리엔탈 랍스터'로 선택, 필자는 예전부터 방문하고 싶었던 임정식 셰프의 '정식당' 메뉴를 선택했다.


(여담이지만 임정식 셰프가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기내라는 특수한 조리 환경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는 얘기도 했다.)

샴페인 메뉴에는 ‘돔 페리뇽(Dom Perignon)’과 ‘크룩(Krug)’이 준비되어 있었고, 그 외에 2004년 빈티지 와인 등이 있었다.


돔 페리뇽을 주문했더니 병째 내어주는 클라스!!! (어디서 본 건 있어서) 크룩 있냐고 물어보고 함께 마셔보고… 병당 30만 원이 넘는 술인데 이럴 때 맘껏 마셔 봐야지


(Graham's Port 20년산도 사실 돈 주고 사 먹기는 부담스러운 포트 와인인데 여기 있다.)


난 옆에서 술에 취했는지 사케 병 사진도 흔들리고...저 사케는 먹다가 남아서 나중에 두 번째 기내식 때 결국 데워서 좀 마셨다.


싱가포르항공의 장점 중 하나 다양한 칵테일 메뉴! 
싱가포르가 원조인 ‘싱가포르 슬링’을 비롯해 자체적으로 만든 'Silver Kris Sling'을 맛볼 수도 있다. (참고로 싱가포르 슬링은 이코노미에서도 제공된다.)


외에도 양주 종류도 다양하고 사케와 매실주까지 구비돼 있다. 혹시나 술을 못 먹는 사람들을 위한 무알콜 칵테일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다만 맥주 종류가 조금 아쉬운데, 여기서 사실 굳이 맥주 마실 사람들은 없겠지…)


커피는 일리(illy) 커피, 차는 싱가포르답게 TWG이다. 무엇보다 커피 원두를 고를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그리고 시작된 총 3번의 기내식!


1) 첫 번째 기내식


일단 테이블은 이런 식으로 세팅된다. 대략 이런 자세로 식사한다고 보면 될 듯?


일단 에비앙 생수와 크룩(Krug) 샴페인으로 시작하는 기내식 코스.


필자가 시킨 ‘정식당’ 메뉴이다.


가운데는 캐비어! 사실 원래 메뉴엔 캐비어가 없는데 수줍게 승무원 분께 먹어보고 싶다니까 흔쾌히 오케이해서 받은 캐비어다.


이제 본격 정식당 코스 START-


전채인 한국식 바베큐 치킨, 오리 푸아그라, 그리고 참기름 간장 드레싱으로 맛을 낸 오이 샐러드.


이건 뭔가 한국식이 아닌 중국 닭냉채 느낌이긴 한데,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다. 원래 중국요리를 좋아하기도 하고.


고급진 용기에 들어있는 쇠고기 뭇국.


미국 여행 열흘 후 간만에 먹는 한식이라 밥 없이도 맛있게 잘 먹었다.


다음은 대구찜이 나왔다. 사이드로는 육개장과 각종 반찬이 함께 나왔다.


보기에는 엄청 매워 보이는데 생각보다 아주 간이 세진 않았고, 생선 가시가 매우 잘 발라져 있어서 먹기 편했다. 그리고 생선 살이 탄력이 있으면서 부드러워서 식감 또한 훌륭했다. 생선찜이라는 음식의 비주얼이 우리는 익숙한데, 외국인들에겐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맛은 외국인들도 충분히 좋아할 만한 맛인 것 같았다.


간만에 먹는 흰쌀밥까지! 육개장과 우엉, 시금치 나물과 함께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ㅎㅎㅎ)


마지막 디저트로 나온 살구 치즈케이크와 딸기 아이스크림. 이건 딱 상상했던 그 맛이었다.


다음은 파트너가 먹은 랍스터 코스이다. 풀 네임: '생강과 파를 곁들인 오리엔탈 랍스터'


처음 나온 건 생선과 게살을 곁들인 진한 닭고기 육수 스프이다. 평소엔 닭을 즐겨먹지 않는 파트너인데... 중국식 게살 스프 맛이랑 비슷해서 잘 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저 오렌지 주스 같은 칵테일은 ‘Silver Kris Sling’인데 진과 오렌지 주스가 베이스였다.


다음으로 나온 시금치, 벨지움 엔다이브(꽃상추), 방울 토마토 샐러드. 내가 먹어보질 않아서 맛을 표현할 순 없지만, 채소가 상당히 신선해 보였다.


그리고 대망의 메인 요리! '생강과 파를 곁들인 오리엔탈 랍스터'


랍스터와 함께 중국식 채소들과 계란 볶음밥이 나온다.


음- 그런데 상당히 양이 적었다고… 맛은 더할 나위 없이 맛있는데, 정말 양이 너무 적어서 하나 더 달라고 하고 싶었다고 한다(ㅋㅋㅋㅋㅋ)


마지막, 디저트인 ‘마스카포네와 바나나 케이크’. 마스카포네 크림 치즈지만, 비주얼은 아이스크림 같았다.


식사 마무리는 따듯한 TWG 차로- 그리고 후식으로 작은 마카롱도 하나 나왔다.



2) 두 번째 기내식


그리고 두 번째인 간식 시간 기내식.


비행 중에는 언제나 제공된다는 스낵 메뉴


LA에서 유명한 'Randy's Donuts'도 있었다! ‘나중에 먹어 봐야지’ 했는데 막상 잠이 들어서 못 먹었고 내린 필자와 달리, 자고 있는 사이에 파트너는 야식도 시켜 먹었다고 한다.


아래는 파트너가 시킨 닭고기 국수 ‘퀘이티아오(Kway Teow)’


퀘이티아오(Kway Teow)는 싱가포르 쪽에서 즐겨 먹는 국수라고 한다.


앞서 말했듯 파트너가 닭고기 육수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국물 있는 국수가 이거 밖에 없어서 주문했는데 양도 적당하고 맛도 나름 괜찮았다고 한다.


그리고 착륙하기 1시간 30분 전, 마지막 기내식인 ‘저녁식사’ 서빙이 시작되었다.



3) 세 번째 기내식


승무원 피셜, 저녁 식사는 왼쪽 ‘저녁식사’란에서 골라도 되고, 오른쪽 ‘슬리퍼서비스’란에서 골라도 된다고 했다.


필자와 파트너는 모두 '저녁식사'란에서 선택! 메인 메뉴는 각각 필자는 ‘차슈를 곁들인 에그누들 수프’를, 파트너는 ‘농어 구이’를 주문했다.


다시 본격적으로 상이 차려지고- 전채로 나온 ‘새우 시저 샐러드’.


파트너는 이 와중에 또 싱가폴 슬링 하나를 시켰다.


그리고 메인 메뉴.


왼쪽이 차슈를 곁들인 에그 누들 수프, 오른쪽이 농어 구이다.


농어 구이… 분명 저렇게 안 생겼는데 사진이 저렇게 나왔다(야간 비행기 조명 때문이니 너그럽게 이해를ㅠㅠ)


사실 이때가 한국 시간으로 밤 9시쯤이라 뭔가 많이 먹고 싶지 않고 별로 배도 안 고팠는데, 에그 누들 수프가 워낙 진한 고기 육수인데다가 차슈와 야채도 딱 현지 맛이고 국수도 쫄깃쫄깃해서 결국 한 그릇 뚝딱 해치워 버렸다.


마지막으로 나온 ‘몽블랑 케이크’. 그리고 내리기 전 뭔가 아쉬워서 한 번 더 주문했던 Graham's Port Wine.


긴 비행도 어느새 끝- 착륙까지 1시간도 채 안 남았는데 계속 아쉬워서 이불 안에서 밍기적 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건 파트너가 수줍게 승무원 분께 부탁해서 받은 테디베어 한 쌍! 센스있게 세트로 가져다 주셨다.


혹시 타실 일이 있다면, 조심스레 승무원 분들께 말씀드려보는 걸 추천한다(ㅋㅋㅋ)



총평 : 퍼스트는 퍼스트



(파트너가 창가 쪽에서 찍은 캘리포니아 전경)


이번 비행은 기재 자체도 훌륭했지만 싱가포르항공만의 '소프트웨어', 즉 승무원들의 부담스럽지 않은 서비스나 각종 어메니티들(이불, 헤드폰 등)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정말 즐거우면서도, 배가 부른 여행이었다!


이전에는 사실 비즈니스석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뭐 대충 의자도 비슷하게 생긴 것 같고...), 다음 여행에서 타야하는 비즈니스석이 전혀 기대가 안 된다ㅠㅠ 아마 이게 퍼스트만의 위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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