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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만규 아난티 대표 “2020년 오픈할 아난티 강남의 부대시설은 논현동 그 자체”

by 에디터 아이콘 최서윤 2018/10/18 13,097 views

힘든 인터뷰였다. ‘아난티에 뜻이 없는 이유가 뭐냐’라는 첫 질문에 이만규 아난티 대표의 답은 ‘그냥요’였다.  이 대표는 인터뷰 내내 ‘이야기, 직관, 자유, 장소’ 같은 추상적인 단어를 반복했다.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인터뷰를 다 끝내고 나니 결국 하나였다. 결국 그가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있는건 아난티를 만드는 과정은 끊임없이 ‘의미’를 찾고 구현하는 과정이라는 거다. 



◆ 아난티다움

#이야기#장소에 얼마나 잘 담아낼 수 있는가”



Q. ‘아난티’라는 브랜드 이름에는 특별한 뜻이 없다고 들었다. 


맞다. 그냥 뉘앙스로, 직관적으로 지었다. 어떻게 보면 직관에 대한 자신감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직관을 중시하는 편이다. 직관이 나쁜 뜻으로 생각하면 ‘계획적이지 않다’, ‘즉흥적이다’라고 해석될 수도 있지만 사실 정말 어려운거다. 컴퓨터가 할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 아닌가. 어렵지만 직관에 귀를 귀울여야 고객들에게 더 감성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철학이 이름이 아닌 ‘이름을 짓는 방식’에 반영된거다. 


Q. 아난티가 입소문이 난게 ‘아난티 클럽 서울’이라 골프장 사업을 하는 회사라는 느낌이 강했는데, 초기 사업을 시작할 때의 구상은 리조트의 비중이 더 컸다고 들었다. 왜 리조트 사업을 시작하게 됐나?


리조트에 관심이 있었다기보단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많았고, 라이프스타일 쪽에서도 ‘장소’에 관심이 많았다. 아난티의 모토가 ‘시간을 가치있게 만들고 싶다’인데, 모든 시간은 장소와 관련이 있지 않나. 시간과 장소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니까. 장소 없는 라이프스타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리조트를 만들었다. 


Q. 금강산 아난티에서부터 곧 오픈할 아난티 강남까지 모든 아난티의 사업을 관통하는 아난티의 철학이 궁금하다. ‘아난티다움’이란 무엇인가?


어떠한 장소를 구현할 때 가장 중요한건 ‘이야기’다. 장소에 이야기가 담겨있지 않는건 무의미하다. 스토리가 없는 무언가에 사람들은 공감할 수 없고, 공감되지 않는 무언가를 좋아하는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난티라는 장소를 사람들이 좋아하려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난티다움이라는건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얼마나 잘 담아낼 수 있는가’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장소에 잘 구현하는게 아난티다움이고, 결국 우리의 목표이자 모든 아난티 운영의 구심점이다. 우리 장소에 어떤 이야기가 있는가. 어떤걸 채워 넣어야 우리의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결국 계속 그거다. 호텔이나 리조트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와서 운영 비결을 물어본다. 그 때도 항상 ‘이야기’라고 말한다. 그럼 허무해한다. 엄청난 비법(?) 같은걸 기대했을텐데(웃음).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전경)


Q. 그럼 아난티의 이야기는 뭔가?


장소에 따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르다.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은 숲에 만들어졌으니까 숲에서 고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뭘까 고민했다. 아난티 코브는 부산 기장에 있는데, 부산 바다는 활기차고 역동적이고 젊음의 열기가 있지 않나. 그 바다에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또 고민한다. 아난티 남해는 같은 바다여도 평화로운 어촌 마을이다. 또 그런 바닷가에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다르다. 


Q. 그 이야기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이 됐나?


그건 직접 가서 느껴봐야 안다(웃음). 내 입으로 ‘어떤 부분에 우리의 스토리가 가장 잘 구현되어 있어요’라고 말할 순 없다. 사람마다 느끼는 포인트가 다르지 않겠나. 상상의 여지가 많은데 대표의 입으로 하나의 그림을 딱 그려버릴 순 없다. 중요한건 그 장소를 통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고, 그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한땀 한땀 만들었다는거다. 누군가는 건축에서, 누군가는 다이닝에서, 누군가는 또 어떤 다른 것에서 이야기를 느낄 수 있을거다. 


Q. 아난티가 부지를 선정하는 방식이 궁금했다. 부산에서 해운대나 광안리가 아니라 기장이었고, 핫한 제주가 아니라 남해 땅끝 어촌마을을 선택했다. 기준이 뭔가? 


가봤을 때 느낌이 오는 곳으로 한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소인가가 중요하다. 제주도에 아난티가 없는 이유는 아직까지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만한 장소를 찾지 못한거다. 장소만 발견되면 하고 싶다. 지금까지 봤던 장소들은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됐다. 



◆ 아난티 강남

“부대시설은 호텔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논현동 전체다”



Q. 그렇다면 2020년에 오픈 예정인 아난티 강남은 ‘논현동’이 아난티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생각한건가? 아난티 브랜드의 첫 서울 호텔이라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왜 여기 호텔이 없을까? 왜 호텔들이 다 삼성동, 광화문에만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호텔이 들어설만한 강남의 플레이스는 대표적으로 도산공원, 청담동, 삼성동, 가로수길 등이다. 여기가 번화가니까. 백화점도 있고 쇼핑몰도 있고 그런 곳에 호텔이 들어서야 잘 될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호텔은 라이프스타일의 정점 아닌가. 우리가 소망하는 라이프스타일이라는게 꼭 쇼핑몰이 옆에 있어야하는건 아니지 않나. 아난티가 제공하고 싶은 라이프스타일 경험은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잘 쉬고, 그 주변의 마을을 재밌게 즐기고, 다시 호텔로 들어오면 편안히 잠들 수 있게 하는거’다. 그 이야기에 논현동이 적합했다. 


논현동 뒷길에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재미있는 음식점들, 청년들이 만든 가게들, 예쁜 카페들. 동네 자체가 엄청난 복합문화공간이다. 호텔 밖이 아난티의 부대시설인거다. 그래서 ‘여기다’ 생각했다. 외국 같으면 100% 여기에 호텔이 있을거라고.


Q. 자연 속 리조트를 짓던 아난티가 강남의 한정된 부지 안에 호텔을 짓는다고 했을 때, 호텔 내부에 엄청나게 힘이 들어갈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듣고 보니 호텔 밖에 더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 


정확하다. 아난티 강남이 들어설 전체 장소를 하나의 마을로 보고 ‘이 마을에서 이 호텔이 어떤 기능을 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부적으로 힘을 주기보단 호텔을 둘러싸고 있는 논현동이라는 공간과의 소통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지만 호텔 주변의 많은 가게들과 프로젝트 같은걸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난티 강남은 “논현동이라는 매력적인 공간에 프라이빗한 집을 만드는 과정이며 내부적으로는 힘을 빼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아난티 이만규 대표 (사진: 아난티 제공)



Q. 생각지 못한 방향성을 듣고 나니 호텔 내부가 어떻게 구현될지 더 궁금해졌다. 힌트를 달라.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이 크지 않다. 작은 힌트를 드리자면, 논현동이 아난티의 고객들에게 재미있는 경험들을 제공할 수 있으니, 반대로 논현동이라는 공간에서 아난티 강남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다른 리조트들이 자연 속에 ‘마을’을 짓는 것이라면 아난티 강남은 마을 속에 ‘집’을 짓는 개념인데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집을 원할까? 이 타운에 여행을 온 사람은 어떤 집이 가장 편할까?’ 생각하고 있다. 


최근에 도쿄에 새로 생긴 모 호텔에 가봤다. 굉장히 유명한 호텔 브랜드인데 주로 넓은 부지에 리조트를 짓다가 이번에 대도시 안으로 들어온거다. 아난티 강남과 비슷한 상황이라 주의 깊게 봤다. 그런데 예상대로 내부에 너무 힘을 줬다. 이야기’가 굉장히 많은 곳이었는데 도쿄 지점에서는 그들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 잘 안보였다. 그래서 아난티 강남은 더 힘을 빼야겠다고 생각했다.


Q.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이 아난티 강남에 오면 만족할까?


정말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만들 생각이다. 서울의 라이프스타일은 시끄러울 수 밖에 없지만, 밖에서 재밌게 놀다가 안으로 들어오면 ‘나만의 공간에 확실히 머물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하고 싶다. 호텔 밖이 모두 부대시설이기 때문에 내부 시설을 과도하게 만들 생각은 없다. 작은 수영장은 있을 예정이지만 안과 밖의 연결성에 더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 힐튼과의 결별

#아난티남해엔 주차장이 사라지고 큰 잔디밭이 생겼다”



Q. 최근 힐튼과 결별하고 아난티 남해를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유가 무엇인가? 


아난티 남해는 첫아이다. 굉장히 애착이 크다. 계획한것부터 시작하면 15년이 된다. 그 사이 아난티 남해에 대한 우리의 생각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고, 우리의 지금 철학대로 운영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 힐튼이 좋다 나쁘다의 문제는 아니고 좀더 틀에 박히지 않고 자유롭게 운영하고 싶었다.


Q. 어떤 부분에서 변화가 있었나?


단적으로 시설물이 바뀌었다. 주차장을 다 없애버리고 정원, 잔디밭으로 만들었다.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사람들이 앉아서 책도 보고 커피 마시고 멍때리고 하는 공간이다(웃음). 가장 중심부에 문화공간 이터널저니를 넣었다. 식당도 훨씬 자유롭게 바뀌었다. 이게 가장 아난티다운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Q. 고객들이 더 만족스러워하나? 


고객들이랑 직접적으로 대화는 안하고 표정 같은걸 살펴본다. 대화하시는 모습들을 유심히 보는데 옛날보다 훨씬 편하게 계시는 것 같다. 아난티가 원하는게 그거다. 좀 더 편하고 자유로운거. 한국 남자들 참 무뚝뚝하지만 그 건조한 얼굴에서도 언뜻언뜻 편하다는 느낌들이 보이면 그게 아난티의 희망이다. 왔다 갔을 때 충전 받아서 간다는 느낌을 받으신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더 하우스'의 프라이빗풀)



◆ 자연과 건축

#호텔 안에서 보는 뷰만 멋지면 뭐합니까. #호텔 밖에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데”



Q. 아난티 남해,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아난티 코브 모두 ‘자연친화성’이 눈에 띈다. 외부적인 건축 양식이나 내부적인 시스템 등 양쪽에서 어느 정도로 자연에 중점을 두고 설계됐나? 


사실 자연친화적이라는건 애매하다. 외부적으로는 장소에 어울리는 건축을 하고, 내부적으로는 사회적 책임감을 다한다는게 맞는 것 같다. 아난티의 비즈니스가 사람을, 고객을 위하는 것처럼 포장해놓고서 미래 사회에 대한 책임감이 없이 행동하는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율배반적이지 않고 싶다는, 말과 행동이 같고 싶다는 의사 표현이다. 


그리고 대표 혼자의 고집이 아니라 회사의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탈원전 같은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데 시스템적으로 전기를 많이 아낄 수 있으면 탈원전이 필요 없는거다. 물론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 지금 가평 아난티 서울은 독일의 임텍이라는 회사의 친환경 설비를 쓴다. 객실 바닥과 천장에 찬물과 따뜻한 물로 냉난방을 해서 에어컨과 실외기가 없다. 이런 것들의 설비 비용은 비싸지만 장기적인 회사 운영의 관점에서 보면 결국 이득이다.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일종의 투자라고 생각한다.  


Q. 설계에만 수년을 투자할 정도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건축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걸 중요시하는 이유가 뭔가?


장소에 가장 어울리는 건축을 했을 때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건축 전문가는 아니지 않나. 그런데 마음이 편하고 아니고는 다 느낄 수 있는거다. 편할 때 또 오고 싶은거고. 


또 하나는 우리가 선택한 그 장소가 아난티로 하여금 더 돋보이게 하고 싶어서다. 사실 자연에 뭘 짓는다는거 자체가 훼손이다. 자연 그 자체로 아름다움이 있는거니까. 하지만 ‘정말 아름답지만 사람들은 미처 알지 못했던 장소들’을 아난티로 하여금 다시 보게 할 수 있다. 기장의 아난티 코브가 그렇다. 기장 바다를 잘 몰랐던 사람들이 아난티 코브를 통해서 아름다운 기장 바다를 다시 보게 됐다. 그런게 우리가 원하는거다. 


Q. 자연 속에 인위적인걸 만들 수 밖에 없다면 윈윈해야 한다는 건가?


그렇다. 결국에 우리도 선을 그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서로 돋보여야 한다. 우리의 선으로 인해 곁의 풍경이 돋보일 수 있게 하고, 사람들도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하는게 목표다. 건물 안에서 밖을 보는 뷰만 멋지면 뭐하나. 아난티 안에서 기장 바다를 보는 사람보다 아난티 밖에서 건물과 배경을 함께 봐야 하는 사람이 더 많다. 안과 밖의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야 한다. 백년 넘게 그 자리에 있을 건물이다. 건물을 짓는 사람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아난티 강남도 논현동의 선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이 생각지 못했던 논현동의 매력을 다시 한번 볼 수 있게 하는.


Q. 마지막 질문이다. 가벼운걸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와 가장 인상에 남는 호텔이 궁금하다. 


아난티 남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웃음). 도시는 런던이다. 런던이 아무래도 가장 감성에 맞는 것 같다. 아난티 남해가 제일 좋지만, 런던 메이페어에 ‘더 코넛(The Connaught)’이라는 호텔을 좋아한다. 이유는… 그냥.


(자연의 미를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의 쉼터)




사람이 살다보면 의미를 놓칠 때가 있다. 초심이 약해지고, 관성에 젖어 ‘왜?’라는 질문을 잊고, 또는 먹고사니즘에 바빠 애써 모른척 하기도 하면서, 쳇바퀴 돌 듯 하던 일을 하곤 한다. 하지만 아난티라는 거대한 배를 몰고 있는 그는 끈질기게 본질을 이야기 한다. 


슬쩍 보면 뜬 구름 같아도 자세히 보면 가장 선명하다. 에디터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아난티 강남’에 대한 정말 의외의 청사진도 결국 이 대표가 말한 본질의 맥락에서 보면, 이해가 된다. 정말 예상치 못했지만 결국 이런 방향이 가장 ‘아난티다운 결론’이었다. 


이제 아난티의 새로운 ‘집’과 ‘마을’들이 더 궁금해졌다. 또 어떤 이야기를 가진 아난티들이 생겨날까. 간택을 받은 그 장소는 어디일까. 도화지 위의 선은 또 어떤 그림을 만들어낼까. 


아난티 객실 소개: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의 은밀한 4色 하우스 엿보기


아난티 부대시설 소개: 프라이빗 리조트 ‘아난티 서울’의 비밀스런 힐링 공간 6

에디터 아이콘 최서윤 에디터의 글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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