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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더 시암 방콕 : 코트야드 풀빌라 (The Siam Bangkok : Courtyard Pool Villa)

by 에디터 아이콘 Manny 2018/11/19 2,814 views

여행과 호텔을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을 붙잡고 한번 물어보자. 


“네가 방콕에서 가장 좋아하는 호텔은 어디야?”


실롬 근처의 멋진 야경을 자랑하는 호텔, 시암 주변 활기차고 젊은 느낌의 감각 있는 호텔, 수쿰빗의 교통 좋고 관광지가 근처에 즐비한 호텔까지 저마다의 취향을 담은 각양각색의 답변이 나올 것이다. 이번엔 질문을 바꿔보자. 


“그럼, 방콕에서 제일 좋은 호텔은 어디야?”


여기에는 단 하나의 정답이 있다.


“그거야, 더 시암(The Siam)이지.”


 

들어가며




방콕을 잘 아는 사람들이 꿈꾸는 호텔, 더 시암은 방콕의 두짓(Dusit)이라는 지역에 숨어있다. 숨어있다니?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말이다. 도심과 멀지는 않지만, 관광지를 도보로 다니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는 애매하다.


그러나 이곳 두짓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더 시암에 잘 어울리는 곳이다. 평화로운 경치와 한적한 분위기를 자랑하며 방콕의 유럽이라 불리기 때문. 방콕 특유의 활기와 번잡함을 맘껏 경험한 프고가 한숨 돌리기 위해 더 시암을 찾은 이유다. 

 


BTS 사판탁신역(Saphan Taksin)에서 운행하는 호텔 셔틀 보트에서 내려 로비에 들어서면 호텔이 하나의 거대한 온실처럼 느껴진다. 

햇살이 쏟아지는 창과 무성한 풀들이 고개를 돌리는 족족 눈에 밟힌다. 호텔에 들어섰다기보다 식물을 사랑하고 집을 가꾸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태국 귀족의 저택에 초대받은 듯 하다.



더 시암의 디자인은 수많은 휴양지의 럭셔리 리조트들을 만든 빌 벤슬리(Bill Bensley)의 솜씨인데, 무성한 자연의 미를 잘 살리면서도 심플함을 놓치지 않았다. 


블랙이나 화이트, 크림이나 회색 등 모노톤의 모던한 색을 주로 사용했지만, 곳곳에 위치한 나무와 직물, 가죽과 돌의 자연스러운 질감이 친근하게 어우러진다. 


“150개가 넘는 호텔을 디자인했고 셀 수 없이 칭송받았지만, ‘더 시암’이 가장 기대된다.”


빌 벤슬리가 더 시암을 지으며 했던 말에서 그가 얼마나 이 호텔을 특별하게 여기며 큰 애정을 담았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다음으로는 호텔 곳곳의 골동품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그도 그럴 것이, 더 시암의 설립자 수코솔가(家)는 태국에서 알아주는 빈티지 콜렉터 가문이다. 


더 시암에는 번성했던 19세기 시암 왕조 라마 5세 시절을 컨셉으로 시암 왕조의 도자기뿐만 아니라 중국 명나라, 한나라 때 골동품까지 전시되어 있다. 


호텔을 산책하다 보면 겪어보지 못한 시절에 대한 오묘한 노스탤지어가 피어난다. 


 

다녀온 사람들이 극찬하는 더 시암의 ‘럭셔리’는 압도되는 분위기나 휘황찬란한 장식들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명망 있는 가문이 오랜 시간 공들여 수집한 귀한 물건들이 내뿜는 분위기에 가깝다. 


 

체크인: 반가워! 더 시암




더 시암의 체크인은 프라이빗 버틀러가 도와준다. 꿈꾸는 듯 편안한 향이 나는 따뜻한 물수건과 방콕 느낌 물씬 풍기는 패션후르츠 웰컴 드링크가 먼 길 오느라 지친 심신을 달랜다.


체크인 후에는 태국 특유의 상냥함을 지닌 사근사근한 개인 버틀러가 호텔 곳곳을 소개한다. 


 

객실 가는 길




객실 타입은 크게 스위트룸(시암 스위트, 매남 스위트, 리버뷰 스위트)과 풀빌라(코니스 코티지, 코트야드 풀빌라,리버뷰 풀빌라)로 나뉘는데, 이번에 프고는 코트야드 풀빌라로 예약했다. 


별채로 이루어진 코트야드 풀빌라로 향하는 길은 상당히 정답다. 작은 마을 같은 분위기로, 건너편에 오래 알고 지낸 이웃이 살고 있을 것 같은 익숙함이 느껴진다. 



옆집 아이가 초인종을 누르고 직접 구운 파이를 나눠줄 것 같은 현관.


 

프라이빗풀


 



문을 열고 들어서면 높이 드리워진 커튼 뒤로 아담한 풀이 먼저 눈에 띈다. 벽으로부터 졸졸 떨어지는 물소리가 머무르는 시간을 내내 청량하게 만든다.



현관 양옆에는 작은 테이블과 2층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이 있다. 파릇파릇한 관목 덕에 시야가 지루하지 않다. 


 

객실




수영장을 지나 객실 문을 열면 본격적으로 빌 벤슬리의 모던한 인테리어를 목도할 수 있다.

높은 천장과 우든 플로어, 곳곳의 블랙 프레임이 쾌적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침실을 지나면 욕실. 대리석 테이블 위에 세면대 두 개가 나란히 자리했다. 거울에도 더 시암의 시그니처 디자인인 블랙 프레임을 씌웠다. 


거울 옆에는 운치 있게 길게 내려온 조명 세 개. 공간마다 그에 꼭 알맞은 독특한 조명을 사용한 데서 더 시암의 재치를 엿볼 수 있다.



나란한 두 개의 블랙 프레임 여닫이문은 각각 샤워실과 화장실이다. 

 


욕조는 둥근 사각형 디자인이다. 더 시암의 어메니티는 브랜드가 따로 기재되어 있지 않은 자체 어메니티고, 일회용이 아닌 큰 통에 담겨있다. 샴푸와 컨디셔너 외에 거품 목욕을 할 수 있는 버블 배쓰가 있다. 



현관 옆의 나선형 계단은 옥상으로 향한다.


 

계단을 따라 올라간 옥상에는 선베드가 있어 햇살 좋은 날 여유를 즐기기 좋다. 선베드마저 블랙 컬러로 더 시암 특유의 세련된 느낌을 담았다.


 

조식




아침식사를 할 장소는 사진에 보이는 조식당 건물 실내 야외 중 선택할 수 있다. 

 


밖에서 조식을 먹기로 결정했다면, 차오프라야강을 옆에 둔 테이블로 가게 된다. 탁 트인데다 옆 테이블과 간격이 넓어 야외임에도 상당히 프라이빗하다. 

 


과일과 빵, 잼 등이 간단히 준비된 뷔페가 있고, 메인메뉴는 따로 주문할 수 있다. 와플이나 토스트 같은 양식부터 쌀국수나 팟타이 같은 태국 음식까지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주문 횟수에 제한이 없으니 여러 가지 음식을 조금씩 맛봐도 좋다. 


 

부대시설




부대시설로는 기본적인 피트니스 시설이 있고, 더해서 당구와 복싱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공간마다 색다른 조명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호텔에 복싱 링과 장비가 갖춰진 건 흔치 않은데, 무에타이의 나라답다. 예약하면 무에타이 트레이너에게 개인 강습을 받을 수 있다. (60분/3,885THB) 


 

수영장


 


어딜 둘러봐도 미운 풍경을 발견하기 힘든 더 시암이지만, 감탄이 나올 만큼 아름다운 몇몇 공간들이 있다. 수영장의 경우가 그렇다. 


잘 자란 풀들과 우거진 나무 사이로 물그림자가 유유히 일렁인다. 수영장 바닥은 블랙 스트라이프 무늬로 더 시암의 아이덴티티를 잘 드러낸다.

 


선베드 정면에는 차오프라야강이 보인다. 수상교통이 발달한 도시라 한강처럼 잔잔하고 고요한 느낌은 아니지만, 오가는 작고 큰 배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 도시가 정겨워진다. 


 

마치며





BTS 사판탁신역으로 가는 더 시암의 무료 셔틀 보트에 탑승할 수 있는 선착장. 

 


모든 것이 흠 없이 반짝거리는 현대적인 호텔에 압도되기는 쉽다. 그러나 더 시암의 승부수는 조금 다르다. 수코솔 일가가 오랜 시간 모아온 골동품들이 구석구석에서 저마다의 이야기를 안고 있고, 물 위로 제멋대로 자란 몬스테라와 늘어진 고사리가 사람들의 살갗을 부드럽게 스친다. 


머무는 동안, 살아 숨 쉬는 호텔과 종일 아주 다정한 대화를 나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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