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흐르는 결

by 에디터 아이콘 ROSE 2021/03/09 981 views


INFO



-위치: 경북 경주시 포석로1092번길(대릉원 & 첨성대 근처) 

-가격: 38만원


이런 점이 좋아요

-마당이 있는 프라이빗한 독채 스테이

-전통적이면서도 인스타그래머블한 인테리어


조금 아쉬웠어요

-낮은 천장과 좁은 화장실

-담벼락 너머 들려오는 소음


이런 사람에게 추천해요

-호텔은 지겹다. 색다른 공간에 머무르고 싶은 분

-여행에는 사진이 빠질 수 없지! 인스타그래머★



REVIEW




오늘은 럭셔리한 호텔 문 말고 투박한 나무 문을 열어보려 한다. 대릉원 입구 옆 샛길로 들어가면 오늘의 숙소 ‘흐르는 결’이 바로 보인다. “이리 오너라”를 외쳐야 할 것 같은 문이지만 현대와 절충해 도어락이 달려 있다. 주인과 만나지 않고 투숙자 핸드폰 뒷 번호 네 자리를 누르면 바로 들어갈 수 있어 좋다. 이 시국 체크인 방법이다.



(안채)


(사랑채)


들어서면 한옥 두 채가 보인다. 오른쪽이 거실과 다이닝 공간이 있는 안채, 왼쪽이 침실이 있는 사랑채다. 우리만 쓸 수 있는 독채 스테이인데다가 마당도 넓어 마스크 벗고 마음껏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게 특장점. 



마당 한 가운데에는 인스타그래머블한 소품들로 뒤덮인 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사진 찍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삼각대까지 준비해 놓았다. 흐르는 결 주인 분… SNS 빠삭하게 아시는 분인 듯 하다.



날이 따뜻하다면 마당에서 막걸리와 파전을 즐겨보자. 단연코 이 한옥 스테이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이었다. 




스테이 곳곳에 있는 라탄 소품들만 구경해도 시간이 훌쩍 간다. 



마당 한 가운데 말고도 대문 앞쪽에 또다른 휴식 공간이 있다. 이곳은 맥심 커피믹스와 보온병을 놓아서 레트로한 감성을 살렸다.



마당을 찬찬히 살펴보면 시골 할머니네에 온 듯한 늙은 호박 두 덩이도 있고,



 수도가 얼까봐 씌워 놓은 모자, 그리고 옆으로는 우물이 있다. 일부러 조성해 놓은 건가 싶어 열어봤더니 진짜 우물이었다. 기존 우물터에 집을 지은 듯했다. 



투호놀이 용품도 있고,



자물쇠 대용으로 걸려 있는 놋 숟가락이 인상 깊었다. 



안채로 들어가는 문 앞에는 털고무신 두 켤레가 놓여 있다. 이런 디테일 하나하나에서 만족감을 주는 숙소다. 내부로 들어가면 센스있는 소품들이 또 한가득이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건 낮은 원목테이블 공간. 목화 꽃과 도자기 소품들이 잘 어우러진다. 




뒤를 돌아보면 세로로 긴 안채 내부가 보인다. 


무엇보다 인상깊었던 건 천장에 있는 나무 데코와 쉬폰 케이크를 닮은 조명이다.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은은한 느낌을 내준다. 




이 곳 역시 라탄 소품 천국. 그 외에도 다양한 도자기 그릇, 막걸리 따라 마시기 좋은 주전자와 양푼, 제네바 스피커, 빔프로젝터까지 구비돼 있다. 



특히 내가 가장 좋아했던 공간. 여기서 차 한잔 마시면서 책 읽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밖에서 보면 이런 느낌. 가만히 앉아 힐링해도 좋고 인스타그램용 사진을 남겨도 좋다. 한옥 스테이의 매력을 가장 잘 표현해준 공간 같다. 



안채에는 자그마한 룸이 하나 있다. 다이닝 소품과 드레스룸 공간으로 쓰이는 곳이다. 천장은 매우 낮고 비스듬한데 그마저 매력 있다. 




특히 감탄을 금치 못했던 미니바. 호텔이 아닌 독채 스테이기에 큰 기대가 없었는데 웬만한 호텔보다 훨씬 좋았다. 발뮤다 토스터기부터 전기주전자, 네스프레소 커피머신, 전자레인지 등 웬만한 가전은 다 갖춰져 있었고 특히 냉장고가 아주 빵빵하게 차 있었다. 경주법주쌀막걸리 2통, 맥주 4캔, 초코우유 2팩, 오렌지 주스 1병, 탄산수 1병, 물 4병이 있고 모두 무료다. 




미니바 공간만큼이나 천장이 낮은 곳, 사랑채에 들어왔다. 역시나 비스듬한 천장과 그 위에 올록볼록 나온 나무 데코가 눈에 띈다. 매트리스는 사실 그저 그랬는데 온돌이 짱짱하고 외풍도 전혀 없어 아주 따뜻하게 잘 잘 수 있었다. 


(안채 화장실)


(사랑채 화장실) 


마지막으로 유일하게 불편했던 욕실. 수건도 충분하고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 비누, 핸드워시까지 리필 용기에 가득 담겨 있었지만 씻기에 너무 좁았다. 안채 화장실은 그나마 괜찮았는데 사랑채 화장실은 보다시피 변기 하나 겨우 들어가는 폭이다. 




밤이 왔다. 처마 밑 조명을 켜면 낮과는 또다른 매력을 만날 수 있다. 빗소리를 듣고 흙냄새를 맡으며 처마 밑에 앉아 있으니 열 호텔 부럽지 않았다. 



마지막 화룡점정 빔프로젝터. 감성으로 똘똘 뭉친 하루다. 


사실 이곳에 오기 전에 부대시설도 없는 작은 스테이에 38만원을 주는 건 너무 비싼 게 아닌가 생각했다. 매번 호텔만 취재하러 갔던 나로서는 어색하기도 했고. 하지만 ‘흐르는 결’에서 1박을 하고 독채 스테이의 맛을 완전히 알아버렸다. 특히 이 시국에는 오롯이 나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는 독채가 편하기도 하고, 이 정도 퀄리티라면 호텔보다 모자란 점이 전혀 없는 걸! 다만 예약은 서두르셔야 한다. 몇백 개의 방이 있는 호텔과는 달리 딱 하나뿐인 공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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