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글래드 여의도: 디럭스 더블(Glad Yeouido: Deluxe Double)

by 에디터 아이콘 PrestigeGorilla 2021/10/14 686 views

한여름의 끈적한 무더위를 격파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나 호캉스이다. 한 주 노동 끝에 찌들었던 나는 빠르게 글래드 여의도로 향했다. 체인점인 글래드호텔은 제주의 5성급, 메종 글래드 제주를 빼고는 마포, 여의도, 강남 모두 4성급이다. (코엑스 센터점은 3성급) 전부 가격도 합리적이고 위치도 좋다. 이번에 투숙한 글래드 여의도의 경우, 여의도역에서는 도보로 15분 안되게 걸리고 국회의사당역에서는 아주 코앞이다. 


호텔이 여의도역에서 가깝다는 건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우선 한강이 가깝다. 슬렁슬렁 한강 공원 산책하기에 딱이다. 해가 지고 더위가 가라앉을 때쯤 한강공원으로 산책은 꽤나 힐링이 되면서 삶이 윤택해지는 느낌까지 든다. 그리고 식당과 놀 거리는 IFC몰과 인스타 성지이자 핫플인 우리의 ‘더 현대 서울’과 함께라면 문제없다. 근데 그렇게 치면 콘래드 호텔을 가면 되는 거 아닌가? 여의도역에 딱 붙어 있는데? 아니 물론, 5성급이라 비싼 것도 이유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콘래드는 오히려 여의도역에 너무 가까워서 너무 북적거린다. 국회의사당역 쪽에 더 가까운 글래드 여의도는 훨씬 조용하고 한적한 느낌이다. 무릇 ‘호캉스’에는 차분함, 조용함, 힐링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지 않겠는가.


호텔의 외관은 다소 특이했다. 네모네모 정육면체에 가까운 건물은 14층짜리 건물이었다. (사실 정확히는 4층이 없어서 13층으로 보는 게 맞긴 하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호텔 주변부는 다소 휑한 편이다. 바로 옆 건물에 노브랜드가 입점해 있어서 간식류 등을 산다거나할 수는 있지만, 여타 호텔들과 달리 아래층이나 로비에 편의점이 붙어 있다거나 하진 않아서 아~주 조금 불편했다. 물론 호텔에서 조금 걸어 나가면 편의점들이 있긴 하다! 그래도 귀찮으니까 필요한 건 웬만하면 미리미리 챙겨서 사 가는 걸 추천한다. 무엇보다도, 이 호텔... 한 번 들어가면 나오기 싫어지니깐...!


로비부터 널찍하고 아주 깔끔해서 합격이었다. 가끔 몇몇 호텔은 워낙 로비가 좁아서, 보자마자 체크인과 체크아웃 경쟁이 걱정되는데 글래드 여의도는 큰 문제없을 듯했다. 그리고 대기가 필요하다고 해도 로비에 앉아있을 공간이 꽤 있어서 괜찮겠다 싶었다. 1층의 레스토랑 앞에도 테이블과 의자가 있고, 프론트 근처에도 소파가 놓여있었다. 인테리어의 경우 외관과 마찬가지로 블랙으로 해서 고급진 느낌이 났다. 아쉽게도 내가 투숙하게 될 방은 얼리 체크인이 안된다고 해서 기다려야 했지만,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안내해 주셔서 좋았다. 짐을 잠깐 맡겨 두고 나갔다가 체크인 시간인 3시에 딱 맞춰서 돌아왔다. 참고로 근처에 스타벅스, 파스쿠찌, 할리스 등 매장이 넓은 카페들이 많아서 할 일을 하러 가기에 딱 좋다. 입실하기 전에는 신분증 검사와 체온 체크를 했다. 1박2일을 묵게 될 곳은 ‘디럭스 더블룸’이었고 운 좋게도 코너 룸으로 배정을 해주셨다. 


내가 호텔 리뷰에서 항상 언급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엘리베이터이다. 엘리베이터가 부족할 경우 체크아웃을 할 때나 조식을 먹으러 갈 때 사람이 몰려서 이동하는 데 오래 걸리거나 심지어 못 타는 경우도 발생하곤 한다. 글래드 여의도의 경우 3개의 엘리베이터가 있었고, 이 건물에 딱 적합한 개수라고 느껴졌다. 다만 아쉬운 점은, 도대체 몇 층에서 오는지를 알려주지 않는다. 셋 중에 어떤 게 오는지만 점등으로 표시해 주는데 성격이 급하다면 좀 답답하게 느낄 것 같다. 

엘리베이터 탑승 시에는 객실 카드 키를 찍어야 층간 이동이 가능한데, 큰 의미가 있겠느냐 싶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보완상 이유로 이런 엘리베이터를 선호한다. 그리고 카드 키가 꽤 귀엽게 생겼을 땐 찍을 때 더 기분 좋은 거... 나뿐인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본 복도는 뭔가 해리포터에 나오는 정류장이 떠오르는 비주얼이었다. 올블랙으로 되어 있어서 역시나 깔끔한 느낌이라 들어가기 전부터 기대가 되었다.


방에 카드 키를 찍고, 내부로 들어선 순간 감탄했다. “뭐야, 왜 이렇게 넓어!” 보통 오래된 호텔의 경우 공간이 엄청 넓고 신설 호텔의 경우 공간 활용을 잘 한 대신 면적 자체는 좁은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글래드 여의도는 2015년에 생긴 호텔임에도 불구하고 방이 컸다. 물론 코너 룸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일단 방 크기부터 만족스러웠다. 같이 간 사람과 싸웠다면 바닥에 이불 깔고 자도 충분할 만큼 넓다.



방을 둘러보기에 앞서 화장실에 먼저 들어갔다. 화장실마저 넓었다. 그리고 전체가 화이트 톤이었다. 세면대, 변기, 샤워기가 모두 공간이 분리되어 있었다. 다만 어차피 다 유리로 칸이 나뉘어 있어서 큰 의미는 없다 싶었다. 대신 여기저기 물이 튀지 않고, 화장실 냄새 걱정이 덜 하다는 장점이 있는 듯했다. 변기 같은 경우, 공간 분리되어 있으면 비좁은 경우가 많은데 충분히 널찍했고 물은 자동으로 내려간다. 공간뿐만 아니라 조명도 다 분리가 되어 있어서 조명을 전부 다 키면 화장실이 매우 밝아서 화장하기에 딱 좋다. 


센스 있게 샤워실 안에서도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거울이 있고 (부담스럽지 않게 전신거울이 아닌 얼굴만 보이는 거울이다) 세면대에는 화장할 때 활용 가능한 확대경도 있다. 전반적으로 청소상태는 굿이었다. 머리카락이나 먼지도 보이지 않고 벽도 깔끔한 느낌! 


글래드 여의도의 특색 중 하나이자 모토는 ‘Save Earth’이다. 조만간 모든 호텔 (심지어 5성급에서도) 1회용 어메니티를 지급할 수 없게끔 법이 제정되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이런 환경 보호 트렌드에 맞춰서 글래드 여의도에서도 1회용 어메니티를 제공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칫솔, 치약은 챙겨가거나 프론트에서 사야 한다. 호텔에 갈 때마다 새로운 어메니티를 사용해 보는 것도 호텔 이용의 즐거운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인지라 좀 아쉽긴 했다. 


그래도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의 퀄리티가 나쁘지 않아서 그냥저냥 사용했다. 그리고 담겨있는 통이 깔끔 빤딱빤딱한게 위생적으로도 걱정할 필요 없어 보여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물비누보단 고체비누를 좋아하는데 개별 포장된 고체비누를 제공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흥미로운 건 Save Earth의 일환으로 수건을 재사용하는 것을 권유하는 것이었다. 필수라든가 강요는 아니고, 원하는 사람에 한해 수건을 쓰던 곳에 그대로 걸어 두면 룸 컨디셔닝 및 청소를 할 때 새 수건으로 갈아주지 않고 다시 쓸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다. 물론 나는 1박 2일이라 상관없는 제도이긴 했지만 좋은 아이디어 같았다. 덧붙이자면, 수건들이 적당히 폭닥폭닥해서 좋았다.


화장실에서 아쉬운 점을 굳이 찾자면 화장실 문이 슬라이딩 도어라 완전히 꽉 닫히지 않는다는 점 (물론 통창으로 되어 있는 난감한 호텔들보단 낫다) 이랑 샤워실에서 물이 새기 쉬운 구조라는 점과 그에 반해 발수건은 따로 없다는 점. 근데 그렇게 치명적인 단점들은 아니라 괜찮다.



객실을 둘러보며, 글래드 여의도가 인테리어 측면에서 섬세하고 사용자 편의를 생각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조명이었다. 벽장에도 조명이 따로 설치가 되어 있어서 내가 선택해서 끄고 켤 수 있다.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잠들 때 간접 등을 켜놓고 자고 싶다거나 좀 밝은 데서 옷을 보고 싶은 경우 등을 생각하면 매우 유용하다. 


그리고 벽장이 굉장히 넓은 편이라 옷을 많이 걸 수 있는데 이 외에도 특이한 점이 몇 있다. 우선 옷장 혹은 벽장 문이 따로 없다. 생각해 보면, 장기 투숙이라서 옷을 고이 보관해 놔야 하는 게 아닌 이상 문이 필요 없긴 하다. 공간 활용도도 더 좋다. 그리고 또 특이한 건, 이 벽장의 단이라고 해야 하나, 여기가 소파 마냥 푹신하다. 객실 내에 충분히 앉을 공간이 많긴 해서 딱히 앉을 일은 없겠으나, 같이 간 사람과 싸웠다면 여기 혼자 앉아 있어도 될 만큼 그냥 푹신푹신하다. 단 아래에는 서랍처럼 큰 수납공간이 있고, 미니 금고도 있다. 그런데 워낙 다른데도 공간이 많아서 이 서랍은 투숙하는 동안 사용할 일이 없었다. 다행히 실내용 슬리퍼는 아직 일회용을 제공하고 있어서 남이 신던 걸 신으며 찝찝할 일은 없다.


그리고 저기 걸려있는 샤워가운! 느낌이 너무 좋다. 어느 정도냐면, 데스크에서도 아예 굿즈처럼 팔고 있다. 그리고 체크인을 할 때 보고서는 저걸 누가 산다고 저기 걸어 놨나 싶었는데 막상 씻고 나서 입어보니 내가 사고 싶었다. 일반적으로 대형 수건처럼 무거운 샤워가운이 아니라 가벼우면서도 감촉까지 좋다. 참고로 가격은 45,000원이라고 한다.


통로를 지나 널찍한 객실 안으로 들어오면 바닥 타일이 구분선처럼 베이지색 타일에서 다크한 우드 타입으로 바뀐다. 화장실과 달리 톤이 다운되어서 차분하면서 모던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바닥이 카펫 형태가 아니라 오히려 지저분해 보이지 않아서 좋았다. 그렇게 들어온 객실 내부 벽 쪽에는 긴 소파베드가 있다. 예전에 이런 소파를 보고 당연히 푹신할 거라 믿고 점프하듯이 내려앉았다가 꼬리뼈가 찌릿했던 적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심스레 앉아봤는데 웬걸? 내 방 침대만큼 탄력 있고 푹신했다. 같이 간 사람이랑 싸우면 여기 누워서 자도 꽤나 퀄리티 있는 수면이 가능할 것 같다. 사이즈도 꽤 커서 싱글 침대보다 조금 너비가 좁은 정도인 듯하다. 테이블까지 갖춰져 있어서 딱 보자마자, “아 오늘 저녁 포장은 여기 앉아서 먹는다!”라고 결심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대망의 침대가 있다. 글래드 여의도는 원래 푹신푹신한 침구류로 유명하다고 들은 만큼 기대가 되었다. 흰색 뽀송뽀송해 보이는 베개와 침대가 날 유혹했다. 침대 위에는 앞서 얘기한 Save Earth의 일환으로 침구 교체도 선택에 의해 하지 않고 베딩 정리만 할 수도 있다는 안내문이 놓여있었다. 컨셉에 따라 종이가 아니라 천에 쓰인 안내문이라 귀여웠다. 사진 찍으려고 바로 뛰어들지 않고 참느라 힘들었다.


침대는 퀸 사이즈라고 했는데 체감상 그것보다 크게 느껴졌다. 그리고 탄성도 적당해서 푹신푹신하면서도 푹 꺼지는 듯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이불도 폭신폭신 깔끔한 그런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가끔 룸 컨디션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곳의 경우 침대가 뭔가 특유의 꿉꿉함이라고 해야 할지, 축축한 건 아닌데 습한 듯한 그런 느낌이 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글래드 여의도의 이불은 뽀송뽀송한 느낌이고 두께도 적당히 두툼했다. 덮고 누우면 적당한 무게감에 숙면을 취하기 딱 좋았다. 베개도 마찬가지로 너무 빵빵해서 목이 불편하다거나 하지 않고 높이도, 푹신한 정도도 딱 마음에 들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보통 호텔의 경우 퀸 사이즈 침대를 기준으로 했을 때 인당 2개씩 총 4개의 베개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글래드 여의도는 퀸 사이즈 침대 기준 2개의 베개만 비치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좋은 건 많을수록 더 좋은 걸 왜 몰라! 그래도 2개만으로도 편한 침대에서 간만에 편하게 깊은 잠에 들 수 있었다. 숙면 맛집이라고 할 수 있다. 


침대 머리 기준 양측에는 탁상과 독서 등이 있다. 우측의 탁상엔 전화기가 놓여있고, 침대 모서리에 TV 리모컨 주머니도 걸려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센스 있게 머리맡에 MASTER 버튼이라고 전체 조명을 다 끄고 킬 수 있는 버튼과 함께 SHELF, PENDANT LIGHT이라는 버튼이 있었다. 가끔 조명 버튼이 침대와 멀리 있어서 불을 끄고는 침대까지 핸드폰 불빛을 써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서 편했다.


여기서 또 인테리어의 섬세함을 느낀 게 SHELF라고 되어있는 조명이었다. 이 조명의 경우 침대 맞은편 선반의 은은한 조명인데 잠들기 전에 책을 읽는다거나 와인 한잔할 때 켜두면 딱 분위기도 좋은 정도이다. 그리고 굳이 이 조명이 아니더라도 침대 양쪽의 독서 등 외의 여러 조명 덕에 다양하게 용도별로 조명을 활용할 수가 있다.


호캉스에서 또 중요한 것 하나가 바로 콘센트이다. 글래드 여의도는 이것도 놓치지 않았다. 침대 양쪽에 (왼편은 조금 거리가 있긴 하지만) 콘센트가 충분히 있어서 누구 핸드폰을 어디에서 충천할지 다툴 필요도 없고, 전자기기가 여러 개여도 문제없다. 에어컨도 매우 빵빵하게 잘 나온다. 잘 때 생각 없이 틀고 잤다간 추울 정도로 잘 나온다. 성능이 무지 좋다.



이렇게 리뷰를 하다 보니 과연 아쉬운 게 있는 곳인가 싶은 생각이 들지만 단점은 물론 있다. 방 넓이와 침대 크기에 비해 TV가 너무 작다. 침대에 누워서 편하게 올림픽 경기가 보고 싶었는데 공이 안 보여서 침대 앞 소파에 앉아서 봐야 했다. 침대 발 아래 낮은 소파형 의자가 있어서 이게 여기 왜 있나 싶었는데 TV를 가까이에서 보기 위한 용도였던 것일까 싶기도 했다. 그리고 소파에서 TV를 보는 건 그만큼 더 불편하다고 보면 된다. 소리만 듣는 용도라면 모를까. 채널 같은 경우에는 있을 건 다 있지만 은근 또 볼 건 없어서 스마트 티비였다면 더 좋았겠다 싶었다.


그래도 TV는 작지만 방이 넓은 만큼이나 TV 아래의 테이블도 길고 넓다. 스툴형 의자도 있고 화장거울도 있지만 화장실이 워낙 조명이 환하고 거울도 큼직하니 깨끗해서 쓸 일은 없었다. 그래도 뭔가 작업할 게 있다면 굳이 카페에 갈 필요 없이 혼자 이 테이블에 앉아서 할 일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이블 우측에는 웰컴 드링크라기엔 뭐 하지만 웰컴 워터 2병이 있었다. 그리고 티백과 커피 스틱이 각각 2개씩 있었다. 또 한 번 섬세함을 느낀 건, 코스터로 컵을 막아 놓은 것. 언제 손님이 그 컵을 쓰게 될지 언제 체크인을 할지 모르기에 컵을 그냥 놔두면 먼지가 들어갈 텐데 그런 것까지 세심하게 고려해서 코스터로 막아 놨다는 게 위생을 신경 쓰는 편인 나에게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그 하단에는 냉장고가 있었는데 보통 호텔의 냉장고처럼 작고 귀여웠다. 


그리고 또 단점을 찾자면, 방음이 잘 되는 편은 아니었다. 코너 룸인지라 사실 방에서는 다른 방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다만 복도에서 다른 방 내부에서의 소리가 잘 새어 나오는 듯했다. 귀가 밝은 편이라면 좀 신경 쓰일 수도 있겠다. 대신 호텔 근처 자체에는 유흥가나 번화가가 있는 건 아니고 오히려 회사 건물이 많기 때문에 외부에서 오는 소음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로 인해 또 아쉬운 점이 하나 생기는데, 바로 창문 밖으로 보이는 뷰이다.  창문이 측면에 하나 있는데, 그 창문을 열면 건물의 구조와 위치상 다른 건물의 사람과 아이컨택이 가능하다. 그래서 잠시 열어봤다가 닫고 커튼을 계속 치고 있었다. 그래서 환기를 하기엔 좀 어려움이 있었다.


객실 내부를 꼼꼼히 둘러본 후에는 호텔의 다른 시설들을 둘러보기로 했다. 그전에 소심하게 전신거울에서 전신샷을 한 번 찍어봤다. 조명이 많으니 밝아서 사진 찍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셀카 건지기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고가 직접 취재하고 리뷰한글래드 여의도지금, 최저가 확인하기!




먼저 방문한 곳은 2층의 피트니스 gym이자 ‘좋은 습관 PT Studio’였다. 서로 다른 공간은 아니고, 원래는 헬스장으로 이용되던 곳이었는데 올해 5월 17일에 ‘좋은 습관 PT Studio’를 오픈하면서 공간을 나눠 쓰는 듯했다. 그래서 PT 수업이 진행될 때는 헬스장 이용은 제한된다고 한다. 그리고 코로나 방역수칙으로 인해 바로 입장할 수는 없고 이용 전 프론트에서 출입 명부를 작성하고, 체온을 측정한 뒤, 카드 키에 헬스장 이용 권한을 등록해야 했다. 최대 2시간 이용 가능하고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저녁 10시까지라고 한다.


카드 키를 찍고 들어선 헬스장은 매우 깔끔했다. 그런데 헬스장이라기엔 별로 운동기구가 많지 않았다. 러닝머신을 상상하면서 들어왔는데 오히려 요가 매트, 요가 스트랩, 요가 볼 등이 비치되어 있는 게 필라테스라든가 요가 스튜디오 같은 느낌이 강했다. 보통의 헬스장에 있을 법한 운동기구들이 없어서 아무래도 나처럼 그냥 계획 없이 와서 운동을 하고 가는 경우보다는 PT 수업을 등록하고 오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간 김에 아령을 몇 개 들었다가 놔 보긴 했다. 매트가 탄력이 좋아서 깔아 놓고 스트레칭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이 별로 안 와서 관리가 안 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 구석의 화이트보드에 WORK OUT OF THE DAY라고 쓰여있고 오늘의 날짜가 쓰여 있는 걸로 봐서 매일 꾸준히 수업은 진행되는 듯했다. 홈페이지에서 찾아보니 50분 수업에 만 원이라고 하는데 그 정도 가격이면 가성비도 좋은 것 같다. 네이버를 통해 체험 예약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렇게 2층 구경을 조금 하고서는 바로 14층으로 이동을 해봤다. 글래드 여의도 14층에는 루프탑이 있다. 사실 여태까지 ‘이 장소’를 소개하려고 이 후기를 쓴 거라고 해도 무관할 정도로 최고의 공간이었다. 글래드 여의도에서 호캉스를 했지만 루프탑을 안 가봤다? 그건 그냥 호캉스를 반밖에 하지 않은 것과 다름없다. 처음에 별 기대 없이 갔던 루프탑에 하루 3번이나 방문을 하게 돼리라고는 몰랐었다.



올라가자마자 감탄했다. 옥상에는 5개 정도의 테이블에 각각 2개의 의자가 비치되어 있었다. 우측으로는 여의도의 고층 빌딩 숲이 보이고, 좌측에는 국회의사당이 보였다. 탁 트인 공간에서 멋진 뷰를 보자니 주중에 일에 치여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옆에 달과 토끼 조형물도 너무 귀여웠다. 날이 좋아서 코로나만 아니면 앉아서 커피 한 잔 마시면 딱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쉬움은 잠시 뒤로 한 채 의자에 가만히 앉아서 바람을 즐겼다. 루프탑 공간의 일부가 잔디라서 삭막한 느낌이 들지 않고 더 좋았다. 


요즘 같은 때, 밖에 어디 나가서 앉아있기에는 너무 덥고 카페에 가있자니 사람이 많은 곳에 있는 게 꺼려져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이 루프탑에선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시간에 쫓길 일도 없으니 더 여유로웠다. 그리고 무조건 석양이 질 때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시간대별로 두 번을 더 갔다. 해가 질 때쯤, 그리고 해가 완전히 지고 나서.


해가 질 때의 국회의사당을 보고 있으니 헝가리의 국회의사당 야경과 워싱턴DC의 백악관이 떠올랐다. 그리고 빌딩숲의 유리에는 지고 있는 해의 노랗고 붉은빛이 반사되어 자체 발광을 하는 듯했다. 몇 시간 뒤 해가 지고 나서는 정말 외국에 와있는 것만 같았다. 어둠 속에서 빌딩들이 반짝이는 게 홍콩의 야경 같기도 하고, 뉴욕의 밤 같기도 했다. 나처럼 경치를 만끽하러 온 커플들의 뒷모습은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과 같았다. 그야말로 뷰 맛집, 야경 맛집. 루프탑 하나에서 이렇게 많은 곳이 연상이 된다니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아주 조금은 녹는 듯했다. 


그리고 고백하건대, 나도 직장인인지라 늦은 밤 멋있게 반짝이는 건물을 보며 ‘저 사람들은 이 시간까지도 야근을 하고 있나 보구나’라는 생각도 들며 조금의 연민도 느끼긴 했다. 


제목에서 글래드 여의도를 맛집이라고 칭한 데는 한 가지 더 이유가 있다. 말 그대로 ‘맛집’이기 때문이다. 호텔을 만끽하다 보니 어느새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 고민을 하다가 그냥 편하게 호텔 1층에 있는 ‘그리츠’에서 포장해와서 먹기로 결정을 했다. 로비 바로 옆에 위치한 레스토랑 (뷔페)인데 몇 가지 메뉴를 to go box 형태로 판매를 하고 있어서, 테이크 아웃해가서 객실에서 먹을 수 있다. 다만 룸서비스는 되지 않아서 직접 1층에 내려가서 주문 및 결제를 하고, 요리가 완성되면 직접 픽업을 하러 가야 한다. 단품 메뉴 외에도 카페도 운영을 해서 커피도 사 마실 수 있다. 


저녁으로 ‘그리츠’에서의 포장을 선택한 것은 이번 호캉스에서 가히 신의 한 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미 많은 후기에서 글래드 여의도의 뷔페 ‘그리츠’가 맛집이라는 이야길 접하긴 했다. 그런데 단품 요리 포장까지 맛있을 줄이야! 맛이 좋은데 심지어 가격도 착하다. 내가 먹은 건 ‘스시플레이트’인데 이렇게 양이 많고 고퀄인데 33,000원이다. 투숙객은 10% 할인까지 해준다. 최근 먹은 초밥 중 가장 신선하고 맛있어서 호텔에 가지 않더라도 뷔페에 한 번 꼭 가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다음 숙박 시에는 조식도 꼭 먹어봐야지. 


조식은 25,000원에 오전 7시부터 9시 반까지 이용 가능하고 중식은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2시반까지 평일엔 45,100원이다. 그리고 석식 뷔페의 경우 오후 6시부터 9시 반까지인데 석식 및 주말 중식의 가격은 55,000원이다. To-go box를 산다는 게 실수로 뷔페 안까지 들어갔었는데 테이블이 엄청 많지는 않지만 다닥다닥 붙어 있다는 느낌이 안 들어서 좋았고 종업원도 다 친절하게 응대해 주셨다. 그리고 ‘그리츠’ 옆에는 ‘블랙 바’라는 바도 있는데 여기도 분위기가 좋아 보였다. 로비에서는 여기서 파는 와인을 진열 해놓고 있기도 했다.


이렇게 숙면 맛집, 야경 맛집, 진짜 맛집인 글래드 여의도는 체크아웃까지 어쩜 이리 마음에 드는지. 종종 체크아웃 시간대가 되면 투숙객들이 우르르 몰려와서는 프론트에서 줄을 서고 키를 반납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하지만 글래드 여의도에서는 어림없지. 우선 체크아웃 시간부터가 널널하다. 오후 12시. 레이트 체크아웃도 아닌데 이 시간이라니 만족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덕분에 체크아웃 시간에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한 쟁탈전도 별로 없다. 그리고 요 ‘익스프레스 체크아웃’ 서비스! 별거 없고, 그냥 까만 상자에 키를 반납하고 가면 체크아웃 끝이다. 3초도 안 걸린다. 이렇게 마무리까지 아름다운 글래드 여의도는 ‘4성급 가성비 호텔 정도’라고 내가 가지고 있던 편견을 없애줬다. 서울 호캉스에 딱 어울리는 호텔로 바로 친구들에게 추천했고,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온 마음을 담아서 추천하는 호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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